
신한투자증권이 전 사업 부문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면서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향후 IB(기업금융) 역량과 함께 리테일 영업력 기반을 다지면서 수익 구조를 안정화할 전망이다. 현재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발행어음 사업 진출에 성공해 시장 지위를 끌어올릴지도 관건이다.
지난 25일 신한지주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2589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기록이다. 2분기 기준으론 15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분기 대비 40% 증가했다. 신한지주는 "자기매매 손익, 인수주선수수료가 증가하고 판관비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해 순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31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었다. 대손상각비용은 457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수익은 8353억원을 벌면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이중 수수료수익이 4166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DCM 날았다…IB 역량 '탄탄'
IB 수수료 수익은 10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했다. 우수한 DCM(채권자본시장) 부문 역량이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DCM 대표주관에서 리그테이블 4위를 차지했다. DCM 강성으로 통하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상위권에 안착했다. 업계는 신한투자증권이 DCM 최상위층을 위협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올해 2분기 SK그룹 딜을 수임하면서 5300억원가량의 물량을 소화했다. 이와 함께 메리츠금융지주 채권을 단독 주관하면서 실적을 챙겼다. 한화그룹과의 커버리지도 빛을 발했다. 한화시스템, 한화에너지 등 한화그룹 딜을 맡으면서 대기업 커버리지 경쟁력을 보였다.
ECM(주식자본시장) 부문에서는 전체 주관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SDI 유상증자를 공동으로 대표 주관해 유상증자 레코드를 쌓았다.
IPO(기업공개)에서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키스트론 등 3건의 IPO를 주관했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총 13건의 IPO를 주관하며 리그테이블에서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반면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IPO 한파와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빅딜 수임이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관측된다.
인수금융 부문에서도 상반기 6건의 딜을 완수하면서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상반기 자기매매 수익은 4189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한 기록이다. S&T(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에서 유의미한 실적 개선이 동반됐다는 평가다.
올해 신한투자증권은 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에 재진출해 사업 성장에 박차를 가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약 6900억원이었던 헤지펀드 계약고를 올해 상반기 1조2400억원가량으로 빠르게 늘렸다. 이미 시장에 포진해있는 경쟁사들 사이에서 뚜렷하게 세를 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B·리테일 균형으로 실적 개선 도모…"자산관리 위주 수익 성장할 것"
IB에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보이면서 리테일 부문도 견조한 성과를 이어갔다. 위탁수수료는 2066억원, 금융상품 수익은 689억원을 거뒀다.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신한투자증권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플랫폼인 '신한SOL'의 MAU(월간활성이용자)는 상반기 기준 134만명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은 리테일 부문에서 성장을 도모하면서 수익 균형을 맞출 계획이다. 장정훈 신한투자증권 CFO는 25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자체적으로 진단한 결과 사모펀드 사태와 해외 대체투자, PF(프로젝트파이낸싱) 손실 등으로 리테일 부문이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PWM 등 자산관리와 IB를 중심으로 수익을 더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주식 점유율이 5% 수준으로 많이 상승했고, 브로커리지 손익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IB 부문과 함께 기초 체력이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IB에서 경쟁력 강화를 입증한 만큼 리테일 부문 성장이 이뤄질 시 실적 개선에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다소 실적이 비어있는 IPO 부문에서도 하반기 딜로 실적을 채울 것으로 예측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조선 기자재 기업인 에스엔시스 상장 단독 주관을 맡았다. 에스엔시스는 28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약 513억~570억원을 공모할 예정으로 현재까지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중 공모 금액이 가장 높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딜에서 인수 금액의 250bp를 지급받게 된다. 상장을 무사히 마치게 되면 실제 수익에선 LG CNS 딜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행어음 인가 '관건'…"당국 취지 맞춰 보수적인 성장 모델 계획"
인가 신청을 마친 발행어음 사업 진출도 시장 지위 확보에 결정적인 변수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은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당국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개편안을 내놓은 이후, 발행어음 사업 요건을 충족한 증권사들은 사업 진출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한투자증권도 그중 하나로 신속하게 인가 신청을 단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발행어음 사업 진출에 성공한다면, 자기자본의 200% 한도로 신용공여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수익 창구가 확대된다. 자본 규모가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증권업 특성 상 신용공여 한도가 높아지면 사업 확장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지난해 발생한 1300억원 규모의 ETF LP 관련 금융사고의 징계 절차 등이 남아있는 점에서 리스크가 잔존한다. 이에 더해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가 동시에 인가를 신청한 만큼 금융당국의 심사가 한층 깐깐해질 가능성도 높다.
장정훈 CFO는 "발행어음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인가 관련해서 면밀하게 검토했고, 기존의 공격적인 성장 모델보다는 당국의 모험자본 활성화 취지와도 연관해 보수적인 성장으로 윤곽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주의 모험자본 포트폴리오와도 맞춰서 수익과 성장이 효율적으로 어우러지도록 운용 계획을 세웠다"며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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