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mageF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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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3분기 IPO(기업공개) 리그테이블에서 주관 규모와 수수료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압도적 성적을 거뒀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뒤를 추격했지만 격차는 뚜렷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알짜 딜로 수수료 실속을 챙기며 눈길을 끌었다. 4분기에는 코스닥 중심의 신규 상장이 이어질 예정이나 사실상 빅딜이 마무리된 만큼 리그테이블 구도 변화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사진=KB증권.
사진=KB증권.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KB증권의 IPO 공모 금액은 8033억원으로 집계됐다. 2위 NH투자증권의 공모 금액 4740억원과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주관 규모 3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증권은 4447억원을 기록했다. 주관 건수는 11건으로 KB증권과 동일하지만 상대적으로 빅딜에서 밀려나면서 성적표가 갈렸다.

이어 대신증권이 공모 금액 3276억원을 기록하면서 4위로 약진했고 신한투자증권이 2730억원으로 5위에 올랐다.

KB증권이 올해 IPO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올해 이뤄진 코스피 상장 7건 중 LG CNS, 대한조선, 명인제약 3건을 맡으면서 빅딜 수임력을 입증했다. 기존 강점이었던 DCM(채권자본시장) 부문 역량을 ECM(주식자본시장) 부문에도 이식하면서 IPO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수수료 순위에서도 KB증권이 선두를 지켰다. KB증권의 3분기 IPO 수수료 수익은 138억원이다. 2위는 113억원을 벌어들인 미래에셋증권이 차지했다. 주관 규모 2위였던 NH투자증권은 109억원을 거두면서 3위를 기록했다.

수수료 측면에서 눈에 띄는 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공모 금액은 2333억원으로 8위에 그쳤지만 100억원의 수수료를 챙기면서 수수료 순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관 규모에서는 다소 밀렸으나 수수료율이 높은 알짜 딜들로 실속을 차렸다는 평가다.

4분기 들어 증권업계의 올해 IPO 리그테이블 지형도에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노테크, 노타, 세나테크놀로지 등 IPO 시장에 등장할 코스닥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어 남은 4분기 공모주 시장에는 온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IPO 시장은 제도 변화 속에서 질적 경쟁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지난 7월 시행된 의무보유확약 우선배정제도가 빠르게 정착하면서 단타 수익을 위한 공모주보다 펀더멘털이 검증된 기업에 수요가 집중되는 기류가 감지된다. 개정 이후 진행된 에스투더블유와 명인제약이 각각 확약률 24%, 69.6%를 기록하면서 유의미한 확약 성과로 제도 안착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울러 오는 2026년부터 주관사 의무보유확약 물량 규제가 30%에서 40%로 강화된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 국면이 심화되면서 시장 신뢰도 제고와 함께 주관사 역량이 뚜렷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시장 환경은 긍정적이다. 유동성이 뒷받침되는 환경 속에서 유통 시장의 활황이 발행 시장의 투자 심리를 지탱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리그테이블 구도를 바꿀 만한 '빅딜'은 명인제약을 끝으로 문을 닫은 모양새다.

업계는 4분기 리그테이블 판도 변화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본다. 이미 예심을 통과한 코스닥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나 시장 구도를 흔들만한 규모는 아니라는 평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 리그테이블은 원체 치열한 무대인데 KB증권이 올해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며 "딜 수임 능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어 "증권사별 사업부 역량과 전략이 점점 정교해지면서 제각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현재 확약 제도 등도 시장에 큰 무리 없이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지만 향후 주관사 물량 규제의 영향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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