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투자증권이 지난 1분기 증권업계 활황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 행렬 동참에 실패했다. 증권업계에서 주주환원 '선두'에 서있지만 실질적인 기업 가치 증대를 위한 이익 창출력 강화가 과제로 떠올랐다. NH투자증권은 그간 내세워 온 '시너지'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을 강화할 전망이다.
최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으로 2082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기록이다. 증권업계 전반에 호실적 바람이 불면서 뚜렷한 실적 개선 폭을 보이는 증권사들이 다수 등장한 것과 대비해 눈에 띄는 성과는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운용 부문에서 수익이 줄어들면서 당기순이익은 성장하지 못했다.
NH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수수료 수익을 살펴 보면 수수료 수익 전체는 전년 동기 2871억원에서 올해 1분기 31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중 채무보증 수수료가 전년 동기 589억원에서 1분기 860억원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다시 확대되면서 관련 수익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매수합병 수수료는 전년 동기 32억원에서 1분기 20억원으로 줄었다. 신탁보수 수수료도 94억원에서 82억원으로 감소했다.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69억원에서 47억원으로 감소했다.
운용투자손익은 전년 동기 754억원에서 올해 1분기 312억원으로 급감하면서 순익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당기손익에 반영되는 공정가치측정 금융상품 관련 순손익은 전년 동기 388억원 순손실에서 올해 1분기 554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보수적인 운용으로 운용 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순익 감소에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면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기업가치제고계획에 따라 주주환원에 높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5일엔 자사주 소각에 따른 변경 상장을 발표했다. NH투자증권은 기명식 보통주 340만5994주를 소각했다. 이번 소각으로 지난해 보통주 기준 총주주환원율 52.3%를 달성했다. 증권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주주환원만으로는 기업가치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탄탄한 사업력에 기반한 높은 성장 전망치도 함께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연일 주가 상승을 기록하고 있는 타 증권주들에 비해 주가 상승률이 부진하다. 이는 1분기 실적 성장에서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윤병운표 다방면 '시너지'로 날개 편다…"동반 성장할 것"
NH투자증권은 기업가치제고 계획과 함께 핵심 사업부 역량을 꾸준히 높여 시장이 요구하는 자본 수익률을 충족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윤병운 대표이사 취임 후 강조해 오던 사업 부문 간 연계를 더욱 강화해 고속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윤 대표의 '시너지' 방침에 따라 적극적으로 부문 간 사업 연계를 진행하고 있다. NH투자증권 내부에서도 윤 대표 취임 후 사업부 사이의 단절된 분위기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목소리가 감지된다. 원칙적으로 공유가 불가능한 민감 사항을 제외하고 사업부 간 소통이 활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리테일 고객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IB(기업금융) 상품을 WM(자산관리) 부문의 고액 자산가 고객들에게 연결하거나, 고액 자산가 고객들의 리서치 관련 컨설팅 수요를 반영해 리서치센터장으로 근무하던 인재를 프리미어블루 본부장으로 임명하는 등 다양한 협업 관계가 이뤄지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부문 간 시너지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실제 결과값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의 미래 성장에 또 하나 기대되는 요소는 '계열사 시너지'다. 방대한 계열사를 보유 중인 농협 산하 증권사인 만큼 농협은행, 농협생명 등 굵직한 금융 관계사들이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전망을 이끌어 낸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NH-Amundi자산운용과 협업해 상품을 설계하면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중앙회 등 관계사들이 투자에 참여하거나 계열사가 먼저 시장 정보를 상호 공유해 딜 주선을 추진하는 등 연계 영업을 지속해 왔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계열사와 컨소시엄·셀다운 등에 함께 참여하는 사례도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룹사 연계를 활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전략에 관해 "보수적인 운용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며 "운용 프로세스 재구축과 모니터링 개선으로 손익 변동성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회사가 동반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분기 순익이 개선되지 않고 운용 손익이 부진했던 점은 의외긴 했으나 성장 여지는 충분하다"며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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