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투자증권이 지난해 하반기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운용 평가에서 '경고' 등급을 받았다. 기금 운용 규모 급감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수익률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이와 별개로 증권업계에선 "이번 경고가 실질적 운용 역량보다는 외부 환경 변화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국토교통부로부터 주택도시기금 운용 성과 평가에서 '경고' 등급을 받았다. 이는 지난 2023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운용 실적을 반영한 결과다.
주택도시기금 성과 평가 등급은 △지위 유지 △주의 △경고 △지위 탈락 네 단계다. '경고' 등급은 총점 50점 이상 60점 미만에 해당한다.
현재 주택도시기금 운용을 위탁받은 금융사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두 곳이다. NH투자증권은 평가 기간 동안 대체투자 부문에서 부진한 성과를 거두면서 전체 수익률이 낮아져 경고 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실상은 운용 기금 자체가 급감한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지난 2021년 약 22조원이던 위탁 기금은 지난해 3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청약통장 납입액과 국민주택채권 수익이 급감하면서 운용 자금 자체가 줄어든 결과다.
부동산 거래량 감소로 청약 통장 선호도가 떨어지고 국민주택채권 수익률도 하락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운용할 수 있는 기금 자체가 줄어들면서 수익도 함께 감소했다. 결국 NH투자증권의 대체투자 부진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운용 기금 감소에 기인한 결과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대로 NH투자증권은 전통자산 투자에선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주식과 채권 등으로 대표되는 전통자산은 대체자산과는 달리 즉각적인 거래가 가능하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전통자산 투자에서 8% 수준의 수익을 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런 실상과 별개로 국토부로부터 두 차례 '경고' 등급을 받으면 현시점에선 주간사 탈락 대상에 오른다. NH투자증권이 첫 경고 등급을 받으면서 향후 기금 운용에 우려가 제기됐다. 일각에선 오는 9월 연기금투자풀 주간사 선정을 앞두고 NH투자증권의 위탁 운용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NH투자증권은 현재 증권업계에서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역량이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NH투자증권의 향후 기금 운용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경고 등급이 실질적인 운용 능력을 평가한 결과라기보다는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토부는 기금 감소가 계속되면서 기존 성과 평가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올해부터 비상자산운용체계로 성과 평가 기준을 바꾸고 이를 반영해 하반기 성과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 사례는 성격이 다른 문제"라며 "대체투자 시장이 좋지 않은 데다가 운용 규모까지 줄어들면서 손실률이 커 보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토부도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을 바꾼 것 자체가 국토부도 이미 성과 평가에서 모순을 인지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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