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사업 영역을 스마트폰에서 차량용 전자·전기장비(전장)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BYD(비야디)를 비롯한 현지 전장업체들에 수천억 원 규모의 MLCC를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LCC는 전기를 저장해 필요 시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돕는 핵심 부품으로, PC, 스마트폰, 자동차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 사용된다.

특히 전장용 MLCC는 기술적 난도가 높지만 제품당 탑재 수량이 많고 수익성이 높은 만큼, 삼성전기는 이 분야를 중점 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실제 자동차에는 동력 전달, 안전, 주행, 인포테인먼트 등에 최소 3000개에서 1만개의 MLCC가 탑재되는데, 최근 전장화로 차량당 탑재되는 MLCC의 수는 1만2000개에서 1만8000개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전장용 MLCC를 통한 사업구조 다변화를 공언하며 고객사 확보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장 사장은 "차량 부품사로 이미 체질 개선을 마쳤다"며 "(전장 관련) 연 50개 이상의 추가 고객사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BYD 또한 삼성전기와의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고객사 중 하나로, 이번 대규모 공급도 그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지난달 중국 출장길에 샤오미·BYD 공장을 직접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왕촨푸(王傳福) BYD 회장 등 핵심 관계자들을 만나 전장 관련 협력 논의를 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