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국내 주요 금융지주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이사 선임과 보수 한도 승인을 포함한 내부통제위 신설과 자본준비금 감소 등의 안건도 함께 오른다.

이 가운데 국내외 자문사가 무더기로 반대 의견을 냈다. 사외이사 선임에 특히 반대표가 많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25일,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26일 각각 주총을 열어 이사 선임, 보수한도 승인 등 주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는 △박동문 전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외이사 선임 △함영주 회장, 이승열·강성묵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KB금융지주는 이환주 국민은행장과 여정성·최재홍·김성용·차은영 사외이사 후보의 선임 안건을 처리한다.

신한금융지주는 내부통제위원회 신설, 분기배당 기준일 관련 정관 변경과 함깨 정상혁 신한은행장, 김조설, 배훈, 윤재원, 이용국, 양인집, 전묘상 등 이사 선임안을 올린다.

우리금융지주는 김춘수, 김영훈, 이강행, 윤인섭 등의 사외이사 선임안, 이영섭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안, 비과세 배당을 위한 자본준비금 감소 안건을 의결한다.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중도 눈길을 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하나금융지주 함영주 회장과 이승열·강성묵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했다. ISS는 "함 회장은 회사 소중한 자산이지만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 직원 채용 비리로 제재를 받은 점은 소비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박동문 전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ISS는 "코오롱그룹이 하나금융 유상증자에 참여해 1.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도 같은 이유로 박동문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함영주 회장 사내이사 선임의 건 등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다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하나금융지주 외국인 주주 중 절반 이상은 함 회장 연임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신한금융 사외이사 안건 선임 안건에도 반대 권고가 이어졌다. ISS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의비상임이사 재선임 안건에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당시 부실 판매에 대한 감독 소홀에 책임이 있다"며 반대했다.

또 김조설, 배훈, 윤재원, 이용국, 곽수근 등 5명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도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CGCG는 김조설, 배훈, 전묘상 사외이사 선임 건에 반대를 권했다. 세 후보는 재일교포 주주 추천 후보로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다.

우리금융 역시 ISS 반대 대상이 됐다. ISS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음에도 윤인섭 사외이사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으며 재선임 안건에 반대했다.

반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는 대체로 찬성 의견을 냈다. 글래스루이스는 신한금융 이사 선임안에 "이사 후보 명단을 검토 결과 주주들이 우려할 만한 중대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함영주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박동문 사외이사 선임안 등 하나금융의 모든 주총 안건에 대해서도 찬성 입장을 보였다.

다만 자문사 의견이 실제 통과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외국인 투자자 지분이 높은 금융지주라면 ISS도 영향력이 있으나 사측에 우호적인 전략적 투자자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도 ISS가 신한금융, 우리금융의 이사 선임안에 반대했지만 결국 문제없이 통과된 전례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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