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증권의 배당금을 놓고 회사와 주주간 의견이 엇갈렸다. 유상증자 전후 주식수를 기준으로 배당금 견해 차이가 있는데 유상증자 당시 발생한 잡음이 주주총회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현금배당 안을 놓고 회사와 주주의 입장이 평행선이다. 회사 안은 유상증자 후 주식수를 기준으로 지난해 결산 보통주 배당금을 180원으로 하고 우선주는 418원으로 동결하는 안건을 올렸다.

회사가 제시한 안에 따르면 보통주 시가배당률은 2.9%에 불과하다. 2023년 결산 배당과 비교하면 주당 배당금도 400원에서 220원이 줄었다. 전체 배당총액도 16억원 감소다. 배경은 순이익 하락이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61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2.4% 줄었다.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배당총액은 141억원 수준이다. 배당성향만 놓고 보면 역대 최대치인 39%다. 현대차증권은 향후 3년간 배당성향 30% 이상을 보장하고 2028년까지 배당성향을 40% 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달성하겠다는 밸류업 계획을 세웠다.

반면 주주들은 유상증자 전 주식수를 기준으로 보통주 500원, 유선주 500원으로 상향하길 원하고 있다. 각각 전년 대비 25%. 19.6%를 상향하라는 요구다. 배당총액은 194억원으로 회사가 제시한 안건과 약 50억원 차이가 난다. 주주 안건대로라면 시가배당율은 8.0%로 상향된다. 전자투표가 지난 17일부터 진행중이며, 주총 전날인 오는 26일 오후 5시에 마감된다.
다소 무리한 요구로 보일 수 있지만, 주주들이 이와 같은 논리를 펼칠 수 있는 배경에는 임의적립금이 있다. 임의적립금은 회사에서 임의로 적립할 수 있는 금액으로 회사 경영 과정에서 결손금이 생기면 적립금으로 보전할 수 있다. 임의적립금은 이익잉여금 처분액에 포함된다.
회사가 제시한 임의적립금은 328억원이다. 반대로 주주가 제시한 금액은 270억원이다. 회사가 제시한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되면 차기이월미처분이익잉여금은 4500만원 수준이다. 반면 주주 안건이 통과되면 1100만원 수준이다. 둘 사이는 약 3400만원 차이다.
결국 주주들은 회사가 임의적립금을 덜 쌓는 대신 배당을 더 해달라는 입장이다. 배당금 감소는 순이익 감소에 기인했는데, 회사가 향후 ROE 10% 달성을 목표로 세웠으므로 적립금을 줄여서라도 시가 배당률을 높여달라는 뜻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주주 의견에 공감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미 기존 주주들이 유상증자로 지분 가치 희석을 경험했으므로 보상이 필요한 것 아니겠냐는 해석에서다.
실제로 현대차증권은 지난 19일 주당 5380원에 신주를 발행했고 직후인 20일 기준 주가는 5790원으로 유증 전 주가 8800원 대비 34.2%가 빠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잘 마무리됐지만,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기업어음 등의 상환을 위해 유증을 한 것도 사실"이라며 "유증 과정에서 잡음이 분명했고 밸류업 계획을 표명한 만큼 (주주들이) 배당을 높여달라고 요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건 채택은 오는 27일 주총에서 결정 예정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현대차증권의 최대주주(현대자동차)와 특수관계자(현대모비스·기아·배형근 대표) 지분은 45.71%, 소액주주 지분은 46.56%로 지분율만 놓고 보면 주주 측이 유리하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배당안 의견차에 관해 "해당 안건으로 전자투표와 의결권 행사 등을 진행 중"이라며 "소집공고 공시 안건을 토대로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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