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분기 기준 국내 손해보험사 자기자본·보완자본 비교 통계. 자료 총합=이상현 기자​
​2024년 3분기 기준 국내 손해보험사 자기자본·보완자본 비교 통계. 자료 총합=이상현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자본부담을 덜기 위한 방안으로 자본규제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당 가이드라인이 기존 규정 대비 보험사들에게 더한 압박이 더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 지급여력(K-ICS)비율 권고치를 최대 130%까지 낮추는 방안은 반갑지만, 기본자본 K-ICS 비율까지 고려해야 하는 건 달갑지 않다는 입장이다.

14일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각 보험사의 기본자본·보완자본 비중은 회사별로 천차만별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본 부담이 큰 중소형사의 경우 지급여력금액 중 보완자본의 규모가 크다면 K-ICS 비율을 맞추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2일 IFRS17의 시행 시점이 2년이 경과한 만큼 자본규제의 적정성 정비 목적으로 보험업권 자본규제 재정비안을 발표했다.

해당 주요 안건으로는 △지급여력(K-ICS)비율의 기본자본 관리 강화·감독기준 합리화 △보험부채 평가기준 체계화·법규화 △비상위험준비금의 한도·환입요건 정비 등이 나왔다.

우선 금융당국은 가용자본 중 손실 흡수성이 높은 자본금이나 이익잉여금 등 기본자본 K-ICS도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감독기준을 새로 도입할 계획이다. 동시에 심화하고 K-ICS 비율 권고사항을 10~20%p 하향 조정하는 방안 역시 검토 중이다.

보험사들이 K-ICS 비율을 맞추기 위해 과도한 수준의 보완자본을 끌어오는 등 자본의 질 관리에 소홀해지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금융당국은 해약환급준비금 적립비율 기준 하향조정·비상위험준비금 적립 한도, 환입 요건 개선 등을 고려하고 있다.

해당 방안들은 향후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올해 상반기 중 K-ICS 감독기준 변경을 확정하고 연말 결산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방안으로 과도한 수준의 보완자본 수혈을 막고 자본의 질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동시에 기본자본 K-ICS 비율의 의무 준수기준 편입이 오히려 시장의 부담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국내 손해보험사 13개와 생명보험사 12개 사례를 비교했을 때 지급여력금액 중 보완자본의 비중이 자기자본 대비 큰 경우는 절반 가량으로 보험사들의 규모와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중소형 손해보험사인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지급여력금액 중 보완자본 비중이 0%지만 롯데손해보험은 보완자본이 자기자본의 14배 수준으로 해당 보험사 중 보완자본 비중이 가장 컸다.

​2024년 3분기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 자기자본·보완자본 비교 통계. 자료 총합=이상현 기자​
​2024년 3분기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 자기자본·보완자본 비교 통계. 자료 총합=이상현 기자​

보험사에 근무하는 A씨는 "당국에서 K-ICS 비율을 인하 조정하겠다지만 새 가이드라인이 한 층 더 생기는 거라 보험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당국의 개선 방안에 대한 우려다.

이어 그는 "규모적인 차원에서 생각했을 때 자기자본을 끌어모으기 힘든 중소형 보험사들이 K-ICS 비율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개선이 일부 조건에 대한 완화라는 점에서 시장 변화에 따라 자본건전성 관련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보험사들도 더러 있는 것을 감안하면 추가 자본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 지속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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