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모노드라마페스티벌' 포스터. 사진=삼일로창고극장
'2025 서울모노드라마페스티벌' 포스터. 사진=삼일로창고극장

"연극의 원형을 충분히 보여주는 공연으로 삼일로창고극장의 정체성인 독창성을 유지하겠습니다."

손정우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열린 '2025 서울 모노드라마 페스티벌'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국내 초청 1팀, 참가작 5팀의 창작진이 참석해 각 작품을 소개했다.

손 이사장은 "연극의 원형은 배우의 몸이며, '모노드라마'는 배우의 움직임을 주된 표현 도구로 삼는다"며 "이번에 오르는 작품들은 대사 중심이 아닌 연극, 무용, 음악 등의 장르가 섞인 독창적인 공연"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지난해 대상을 받은 극단 아리의 '허윤정의 모노드라마 메데아'를 비롯해 국내 창작팀 5개 작품과 해외 초청작 2개 등 총 8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국내 참가작으로는 △약속의 연극 레퍼토리 '피에타' △마임공작소 판 '마임 콘서트' △빈티지 프랭키 '다카포 다시 처음으로' △극단 이야기가 '마타하리' △극단적인승우의 'Go home(소리 없이)'가 선정됐다.

손 이사장에 따르면 삼일로창고극장은 그동안 윤석화의 '목소리', 추송웅의 '빨간 피터의 고백' 등 주로 외국 작품을 바탕으로 '모노드라마'를 공연해 왔다. 삼일로창고극장은 올해 2회차를 맞은 '서울 모노드라마 페스티벌'로 극장의 역사적 정신인 '실험성'을 계승하면서 국내 작가들의 모노드라마 창작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장영수 극단 아리 총감독이 지난 4일 서울 중구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열린 '2025 서울 모노드라마 페스티벌'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허윤정의 모노드라마 메데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양찬혁 기자
장영수 극단 아리 총감독이 지난 4일 서울 중구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열린 '2025 서울 모노드라마 페스티벌'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허윤정의 모노드라마 메데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양찬혁 기자

오는 20일 개막하는 극단 아리의 '허윤정의 모노드라마 메데아'는 남성 중심으로 쓰인 기존 메데아 신화에 오류를 새로 잡고, 페미니즘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장영수 극단 아리 총감독은 "기존 메데아 신화는 남성 중심으로 쓰여 두 아이를 살해한 비정의 여인으로 그려졌다"며 "배우가 가진 재능을 최대한 살려 춤과 전통 구음, 국악기인 대금을 활용한 라이브 음악으로 연극만이 줄 수 있는 종합성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약속의 연극 레퍼토리의 '피에타'는 오는 27일부터 공연을 펼친다. 윤원재 약속의 연극 레퍼토리 대표는 "한 인간의 이야기로 사회 부조리와 구조 안에 있는 악에 대해 고발하는 작품"이라며 "가장 단순한 무대 형식이지만 배우의 집중과 호흡으로 관객들이 표현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재경 마임공작소 판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중구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열린 '2025 서울 모노드라마 페스티벌'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마임콘서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양찬혁 기자
고재경 마임공작소 판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중구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열린 '2025 서울 모노드라마 페스티벌'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마임콘서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양찬혁 기자

4월 3일부터 무대에 오르는 마임공작소 판의 '마임콘서트'는 황당, 나비, 마임쇼, 기다리는 마음 등 4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고재경 마임공작소 판 대표는 "소소한 일상에 있는 재미와 유머, 쓸쓸함을 담았다"며 "나와 나이를 함께 먹는 작품"이라며 독창성을 강조했다.

뒤이어 관객과 만나는 빈티지 프랭키의 '다카포, 다시 처음으로'는 4월 10일부터 공연된다. 이 작품은 한 작곡가가 유명 시인의 시를 노래로 만드는 과정을 그린다.

한필수 빈티지 프랭키 대표는 "편곡, 악기 구성, 도입부, 후렴 등 작곡하는 과정을 자세하게 보여준다"며 "주인공의 미묘한 심리·감정적 변화를 담아 삶의 결핍이 있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인간의 생명력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4월 17일부터 공연되는 극단 이야기가의 '마타하리'는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이중간첩으로 알려진 마타하리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재성 극단 이야기가 연출가는 "마타하리라는 이름으로 규정된 한 여성을 관객과 함께 질문하고 탐구하는 작품"이라며 "기존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루던 사랑 이야기보다는 전쟁 속에서 한 여성이 어떻게 이름을 얻게 됐는지 등 시대와 시간 속에 있는 것을 관객과 사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손정우 한국연극협회 이사장과 '2025 서울 모노드라마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6팀의 창작진이 지난 4일 서울 중구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열린 '2025 서울 모노드라마 페스티벌'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양찬혁 기자

4월 24일 첫선을 보이는 극단적인승우의 'Go home(소리 없이)'는 대사가 거의 없는 무언극에 가까운 작품으로, 주거의 의미를 탐색한다.

이승우 극단적인승우 대표는 "신문에 실린 강남 마지막 남은 판자촌 구룡마을과 그 너머 타워팰리스 사진 한 장을 보고 '우리에게 주거는 어떤 의미인가'를 시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2025 서울 모노드라마 페스티벌' 참가 작품들은 1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4월 27일까지 삼일로창고극장에서 공연된다. 삼일로창고극장은 41일 동안 '한 배우의 숨결이 무대를 채우다'라는 슬로건 아래, 모노드라마만이 가진 독창적 예술성을 선보일 예정이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