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운영하는 씬디라운지가 지난해 3월 발표한 '한국 인디 뮤지션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국내 인디 뮤지션은 3168팀으로 인원 기준으로는 7545명이다. 사진=씬디라운지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운영하는 씬디라운지가 지난해 3월 발표한 '한국 인디 뮤지션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국내 인디 뮤지션은 3168팀이며, 인원 기준으로는 7545명이다. 사진=씬디라운지

한국 인디 음악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음악계에서는 지난 1995년 4월 5일 홍대 클럽 '드럭'에서 열린 너바나의 보컬 '커트 코베인' 추모 1주기 공연을 인디씬의 출발점으로 본다. 다만 30년 역사가 쌓인 지금, 인디 뮤지션의 주 활동 무대였던 '라이브 공연'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4 음악 이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오프라인 음악공연 중 '라이브 클럽 등 인디 공연'의 관람 비율은 2022년 27.5%에서 2024년 15.4%로 줄었다. 온라인(비대면) 음악공연 부문에서도 2022년보다 7.3% 줄어 21.3%로 집계됐다.

인디 뮤지션의 음원 발매와 대중에게 노출될 기회를 제공했던 네이버 '온스테이지'는 2023년 13년 만에 운영을 종료했다. 신인 뮤지션 발굴 프로젝트인 EBS '스페이스 공감'의 '헬로루키 프로젝트'도 지난 2023년부터 운영되지 않고 있다.

앞서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회장은 지난해 3월 "인디 뮤지션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공연장 감소와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제작·활동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며 "생활비에 쫓겨 아르바이트하며 여가 시간에 음악을 생산하다 보니 음악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음악 이용 수단 또는 서비스. 사진='2024 음악 이용자 조사' 보고서 캡처
음악 이용 수단 또는 서비스. 사진='2024 음악 이용자 조사' 보고서 캡처

라이브 공연장이 줄어든 원인으로는 급변한 미디어 환경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4 음악 이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음악 이용 수단 또는 서비스'에서 음원 스트리밍은 65.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61.6%), 텔레비전 음악 프로그램(31.4%), 라디오/팟캐스트 선곡음악(27.5%) 순이었다. 오프라인 음악공연과 비대면(온라인) 음악공연은 각각 14.2%와 8.8%를 차지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음악 소비 형태가 바뀌는 가운데, 코로나19로 라이브 공연장의 운영난이 더욱 심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인디 뮤지션의 주무대로 알려진 홍대 앞 클럽들은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되면서 많은 곳이 폐업했다.

한국공연장협회에 따르면 2021년 당시 서울 마포구에는 80여개의 라이브 클럽이 운영되고 있었으나, 폐업을 결정한 업장이 10여곳에 달했다. 또 50곳 이상은 1년 가까이 운영을 중단하면서 홍대 라이브 클럽의 70% 이상이 문을 닫거나 휴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대 '롤링홀' 모습. 사진=롤링홀
홍대 '롤링홀' 모습. 사진=롤링홀

크라잉넛, DAY6, 방탄소년단 RM 등 여러 한국 뮤지션이 거쳐 간 홍대 '롤링홀'의 김천성 대표는 "당시에는 10년에서 20년 이상 가까이 운영한 곳도 폐업할 정도로 아주 심각했던 상황이었다"며 "다만 요즘에는 새롭게 운영하려는 사람이 조금 생겨 많이 사라졌던 라이브 클럽이 한두 군데씩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 뮤지션이 되기 위해서는 오디션을 보고 라이브 클럽 무대에서 경험을 쌓는 단계가 필요하며, 처음부터 많은 관객을 수용하는 대형 공연장에서 시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라이브 클럽이나 소극장은 인디 뮤지션들에게 터전 같은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한 현직 인디 밴드 드러머는 "인디 뮤지션들이 성장하려면 앨범도 내고 공연도 해야 하지만, 대부분 자본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라이브 공연장마저 줄어드는 상황은 신인 뮤지션의 등용문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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