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사진=하나금융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사진=하나금융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연임이 확실시됐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역시 최근 연임에 성공했다. 금융지주 수장이 직접 용퇴에 나서던 지난해와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27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함영주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확정했다.

하나금융은 후보군을 내부 6명, 외부 6명으로 추렸으며 금융권 처음으로 평가 방법이나 시기가 외부 후보에 불리하지 않도록 외부 후보만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시장 예상대로 함영주 회장이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오르며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 회추위는 "함영주 후보가 그룹 최고경영자로서 효율적 경영관리로 하나금융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경영실적 달성과 역대 최고 주가를 갱신하는데 기여함으로써 그룹을 양적·질적으로 성장시켰다"고 평했다.

이어 "경제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사회적 책임 이행으로 지속가능한 기업 가치를 창출하여 탁월한 경영 역량을 입증했다"며 "함 회장을 금융환경의 급변 속에서도 불확실성을 타개하고 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함 회장의 연임은 지난해 말부터 유력하게 점쳐졌다. 하나금융지주가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이사의 재임 연령은 만 70세까지로 하되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는 경우 최종 임기는 해당 임기 이후 최초로 소집되는 정기주주총회일까지로 한다'로 바꾼 탓이다.

이전 규범에서는 '해당 일 이후'로 규정했다. 즉 변경 규범은 이사 재임 중 만 70세를 넘길 수 있다는 게 골자다. 함 회장은 1956년생으로 변경 전 규범 적용 시 가능한 임기는 2년에 불과하다. 변경 규범을 적용할 경우 3년이다.

하나금융이 규범을 바꾼 직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3년 정도 특정 기간 동안은 안정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개정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함영주 회장이)규정 적용은 안 받겠다고 하실 분이지 무리한 비판을 받으며 적용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선임 이후 꾸준히 국내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윤종규 KB금융 전 회장, 조용병 신한지주 전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은 모두 용퇴를 결정했다.

특히 손 전 회장은 연임 의지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과년 사법 리스크를 떨쳐냈음에도 직접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게 사실상 금융당국 입김 탓이라는 후문이다.

반면 최근에는 이러한 당국 '눈치보기'가 확연히 줄었다. 지난해 김기홍 JB금융 회장이 연임을 확정했고 이 원장은 관련 질의에 "금융당국 또는 정부가 특정 금융사 인사에 직접 관여하거나 이를 결정하려는 입장은 취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대꾸했다.

다만 김기홍 회장은 금감원 출신이란 점이 다르다. 김 회장은 1998년 금융감독원 초대 보험담당 부원장보를 맡은 바 있다. J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인 유관우 이사 역시 금융감독원 출신이다.

이를 두고 금융권 관계자는 "이 원장은 임기 도중이나 이후 정치에 입문할 거란 예측이 많았던 인물인데 최근에는 정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부서장 인사를 대거 진행했지만 차기 금감원장의 행보가 전과 같을 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를 의식한 듯 하나금융은 함 회장 임기도 투표로 결정했다. 회추위원은 추가 임기 2년과 3년을 두고 무기명 투표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3년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에 함 회장은 오는 2028년 3월까지 회장 직을 맡게 됐다. 함 회장은 오는 3월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하나금융그룹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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