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63빌딩 전경. 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 63빌딩 전경. 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의 신지급여력(K-ICS) 비율이 160대로 하락한 가운데 올해 생명보험사들의 업황 역시 비우호적이라 상승 여력이 뒷받침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최근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임금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리해 추가 임금 지출까지 전망된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지난해 3분기 K-ICS 비율은 전년 대비 19.7%p 하락한 164.1%다. K-ICS 비율은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척도 중 하나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은 150%다.

한화생명의 K-ICS 비율은 3개 대형 생명보험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K-ICS 비율은 각각 193.5%·170.10%(경과조치 전)으로 전년 말 대비 20%p 이상 하락했다.

사실 한화생명은 연말 가이던스로 K-ICS 비율을 175%로 설정했지만 최근 확정치를 미뤄볼 때 10%p 이상을 끌어올려야하는 상황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정한 K-ICS 비율에 따른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량도 줄이지 못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소비자가 중도에 계약을 해지할 경우를 대비해 보험사가 쌓아두는 돈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K-ICS 비율 200% 이상인 보험사는 기존 준비금의 80%만 적립하고, K-ICS 비율이 150~200%인 회사는 90%를 쌓도록 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한화생명이 K-ICS비율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일 '금융업권 2024년 신용등급 변동과 2025년 모니터링 대상 기업' 보고서를 통해 생명보험 3개사 등 총 15개 기업을 모니터링 대상 기업으로 지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생명에 대해서 지난해 6월 등급전망이 'Stable'에서 'Positive'로 상향 조정됐지만 K-ICS 비율이 하락한 점을 꼬집으며 개선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화생명은 K-ICS 비율을 끌어올리는 방안으로 후순위채 발행과 보장성 상품 라인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조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이사회를 통해 최대 8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또 한화생명은 지난 2일 종신·건강보험 상품 3종을 출시하는 등 고수익성 라인업인 보장성보험 경쟁력을 키웠다. 특히 신종 뇌심건강보험 상품은 기존 뇌혈관질환과 허혈성심장질환에서 심부전 등 중증의 심장·혈관 질환까지 보장범위를 늘렸다.

한편 지난해 12월 한화생명의 전·현직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해, 한화생명이 통상임금에 대한 부담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하락한 K-ICS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장성보험 상품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며 최근 자본조달 활동과 통상임금 판결 대응은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올해 연초부터 수익성이 높고 고객 수요가 많은 보장성 상품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관련 신상품 출시를 통해 장기적인 회사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