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 연휴를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무비자 입국을 허가함에 따라 연말 여행 특수와 맞물려 면세업계 등 관광 연계 분야의 산업 활성화를 기대하는 시각이 엿보이지만 면세 사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중국 외교부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9개국을 대상으로 체류 기간이 15일을 넘지 않을 경우 무비자 방문 정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우리나라 대상 무비자 입국 정책은 올해 처음 실시되며, 관광업계에서는 이번 정책을 통해 중국 여행 산업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됐다.

정란수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중국 같은 경우 비자발급 등의 문제로 비자발급 업무 담당 여행사나 중국 전담 여행사라고 불리는,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단체 여행객을 상대하는 여행사만 (관광을) 담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중국은 비자 절차와 발급 가격 등의 문제로 접근을 못하거나 꺼렸는데, (이번 무비자 정책 시행에 대해) 기존 다른 국가 사례 등을 보면 연장될 가능성도 있어 여행업계는 크게 반기고 있다"고 밝혔다.

호텔신라 2024년 3분기 영업실적 그래프. 사진 = 호텔신라
호텔신라 2024년 3분기 영업실적 그래프. 사진 = 호텔신라

반면 같은 날 호텔신라가 발표한 2024년 3분기 영업실적에 따르면 3분기 호텔신라의 면세 부문(TR)은 매출 8448억원, 영업적자 387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호텔신라의 전년 동기 면세 부문 영업적자는 163억원으로 올해 약 224억원가량 늘었으며, 직전 분기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약 457억원가량 차이난다. 호텔신라는 국내 시내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지만 공항점 등 매출이 5.7% 줄어든 결과라고 설명했다.

2024년 2분기 호텔롯데의 면세점 분야(롯데면세점) 매출 및 EBITDA 마진 추이 그래프. 사진 = 호텔롯데 
2024년 2분기 호텔롯데의 면세점 분야(롯데면세점) 매출 및 EBITDA 마진 추이 그래프. 사진 = 호텔롯데 

호텔신라를 시작으로, 오는 7일과 8일 실적발표가 예정된 다른 주요 면세점들(현대면세점·신세계면세점·롯데면세점)의 전망도 좋지는 않다. 이 중 롯데면세점은 앞서 지난 2분기 매출액 1조6480억원, EBITDA(감가상각 등 차감 전 영업이익) 250억원을 기록해 인력 구조조정과 고강도 사업부 구조 개선 등 비상 경영체제 도입을 밝힌 바 있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올해 3분기 예상 매출액 9838억원, 영업이익 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 영업이익은 10.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사업 분야(백화점·면세점·지누스) 중 면세 분야가 유일하게 적자로 전환할 예정이며, 관광객들이 면세 외 다른 구매처에서의 소비가 늘어난 것을 원인으로 짚었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10일 신세계의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3% 늘어난 1조5022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든 1164억원으로, 특히 면세 분야(신세계DF)는 순매출액 4510억원,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할 것으로 추정했다. 배 연구원은 면세점 수익 감소 주요 요인으로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대리 구매를 실시하는 '따이공' 수요 부진을 짚었으며, 시내점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 교수도 중국 무비자 입국 실시가 면세 분야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 교수는 "그동안 면세업계를 성장시킨 동력은 쇼핑을 위해 면세를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이었는데, 코로나19 이후 패턴이 바뀌어서 최근에는 면세점을 이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인들이 해외에 나가며 면세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그런 부분에서 면세점 업계의 어려움 등을 개선할 여지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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