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사진=김혜민 기자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사진=김혜민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맏형인 케이뱅크가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다. 최우형 행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 나서 상장 이후 계획과 케이뱅크를 둘러싼 우려에 직접 답했다.

케이뱅크는 이미 한번 기업공개(IPO)를 철회했다. 케이뱅크 뒤에도 토스 등 핀테크 기업이 코스피 입성을 고려 중인 만큼 상장 결과에도 관심이 뜨겁다.

15일 케이뱅크는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직접 발표자로 나서 상장 이후 비전과 투자자 우려에 답했다.

먼저 케이뱅크는 기존 리테일에 치중돼있던 포트폴리오를 SME(중소기업)과 SOHO(개인사업자)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현재 개인사업자 대상 비대면 부동산 담보대출과 100% 비대면 중소기업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최우형 행장은 "정부의 가계부채 우려가 은행 대출 성장에 제한을 두고 있어 기업금융을 돌파구로 생각하고 있다"며 "개인사업자 비대면 부동산 대출 출시 후 매일매일 신청하는 사장님이 아주 많다"고 설명했다.

최 행장은 "반응이 좋은 만큼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 성장을 기대 중"이라며 "플랫폼 기반 혁신투자허브를 지향하겠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기업대출을 위해 상장 후 자기자본으로 편입되는 7250억원을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에 활용할 계획이다.

케이뱅크가 올해 상장을 마무리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1조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중 7250억원은 조기상환청구권이 붙어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조기상환청구권이란 일정 기간까지 상장하지 못하거나 케이뱅크에 중대 과실이 있는 경우 재무적투자자가 투자금 회수할 수 있는 권리다. 케이뱅크의 경우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마쳐야 한다.

이준혁 케이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 상품 확대로 기대하는 대출 성장이 4~5조원으로 약 1000억원의 순이자이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기업 가치 평가 당시 플랫폼보다 은행으로서 가치를 중점에 뒀지만 플랫폼도 주요 성장 전략 중 하나로 꼽았다.

특정 대형 플랫폼이나 제휴사에 의존하지 않고 각 산업 부분을 선도하는 사업자와 제휴 생태계를 구축하는 '오픈 에코시스템'이 기틀이다.

최 행장은 "오픈API 기술을 활용해 빠르게 고객 취향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PI는 제3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로 프로그램간 서비스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도구다.

외부 접근이 쉽고 다른 플랫폼 데이터가 기능을 가져올 수 있어 서비스 통합이나 확장에 주로 사용한다.

특정 대형 플랫폼이나 제휴사에 의존하지 않겠단 말은 업비트 의존도가 높다는 여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최 행장은 "전체 수신 중 업비트 의존도가 2021년 12월 53%에서 올해 상반기 17%까지 줄었다"며 "업비트와 계좌 제휴가 종료되더라도 사업 협력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정감사에서 발화한 업비트 계약 종료 시 뱅크런이 생길 수 있단 우려에도 "업비트 예치금은 모두 고유동성 안전자산에 투자한다"며 대출 재원으로 쓰지 않는단 점을 확실히 했다.

또 "업비트 예치금이 3조2000억원 규모로 연간 이용료율이 600억원인데 8월부터 인상이 적용돼 올해 영향은 2~300억원 규모"라며 "대출을 확대하는 만큼 이용료률 비용은 충분히 메꿀 수 있다"고 비용 문제에 따르는 우려도 답했다.

최 행장은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케이뱅크 임직원은 601명으로 카카오뱅크(1584명)보다 적고 토스뱅크(585명)과는 비슷하다.

최 행장은 직원 생산성 비결로 인공지능(AI)을 꼽았다. 은행 내부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AI를 적극 활용 중이며 고객 경험 혁신에도 AI를 접목한다는 설명이다.

최 행장은 "AI퀴즈쇼 등 게이미피케이션 요소에도 AI를 접목하고 AI를 기반으로 한 투자 컴니티 등을 서비스 할 예정"이라며 "상장 이후 약 1조원의 자기자본을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 대출 자원과 함께 기술 개발에도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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