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지혜 기자.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지혜 기자.

10월 공모주 각축전 속에서 IPO '최대어'로 꼽히는 케이뱅크가 코스피 상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반면 밸류에이션 '거품'와 구주매출 우려가 피어오르면서 곱지만은 않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케이뱅크는 15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코스피 상장을 위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전략과 성장성에 관해 소개했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상장을 발판 삼아 고객의 일상생활 속 비대면 금융 혁신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이번 IPO로 총 820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공모 희망 밴드는 9500원~1만2000원이다. 공모금액은 희망공모가 범위 상단 기준 98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 자금에 관해 최 행장은 "공모자금을 리테일과 SME, 플랫폼이라는 3대 성장 전략과 리스크관리, 기술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9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당시 증시 분위기를 고려해 한 차례 상장을 철회했다. 일각에선 투심이 충분히 모이지 않았다는 평가다. 케이뱅크는 올해 8월 다시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IPO에 나섰다. 

한편 케이뱅크의 코스피 상장은 순탄치만은 않은 분위기다.

그 중 이번 공모주 중 '구주매출'이 절반에 달한다는 점이 우려점으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이번 IPO에서 8200만주 중 4100만주만 신주로 발행한다. 나머지 4100만주는 기존 주주가 가지고 있는 구주다. 

구주를 시장에 내놓는 FI는 MBK파트너스·베인캐피탈·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유한회사·카니예유한회사다.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은 각각 1231만주를 내놓고, 카니예유한회사는 868만주를 내놓는다.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유한회사는 769만주를 매출할 예정이다.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은 지난 2021년 주당 발행가액 6500원에 케이뱅크 주식 3077만주를 사들였다. 이는 각각 2000억원 가량의 규모로 알려졌다.

이처럼 앞서 투자한 FI들은 확정 공모가가 높으면 높을수록 많은 차익을 시현하게 된다. 이에 업계에선 케이뱅크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다"고 관측한다. 

이준형 케이뱅크 전략실장 상무는 구주매출에 관한 논란에 "주주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며 "2021년에 자본 유치를 받으면서 당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자본이 7250억원 가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주주들과 교류하면서 적정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상장 당일 유통가능주식수도 관건이다. 이는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우려로 직결된다.

케이뱅크의 상장 직후 유통가능주식수는 37.3%다. 40% 가까이 달하는 비중에 우려를 표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에 이준형 상무는 "과거 상장 사례를 봤을 때 카카오페이, 크래프톤의 경우 당시 유통가능주식이 40%를 상회했다"며 예를 들었다. 이어 "시장 추이를 봤을 때 많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적정한 유통 물량이 있어야 공정한 주식 시장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 역시 피해가지 못했다. 

비교기업 카카오뱅크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게 산정됐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 외에도 일본 SBI스미신넷뱅크, 미국 뱅코프를 비교기업으로 두고 이들의 평균 PBR로 몸값을 정했다. 평균 PBR인 2.56배는 현재 카카오뱅크 PBR 1.6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시중은행들의 PBR이 0.4~0.5에 머무는 것과도 큰 차이가 난다.

일각에선 공모 밴드 자체도 높다고 평가한다. 

FI들의 투자금 회수라는 문제가 있는만큼 밸류에이션을 높게 책정해 공모가를 띄우려는게 아니냐는 의문스러운 눈초리도 있다.

게다가 금리인하 시기에 인터넷은행은 경쟁력에서 뒤처진다는 시각이 나온다. 비교기업 카카오뱅크는 현재 고점대비 주가가 곤두박질친 상태다.

최 행장은 "케이뱅크는 성장성 내지는 수익성 측면에서 '업사이드 포텐셜'을 가지고 있다"며 "경영진으로서 당연히 주가 성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계금융에 국한되지 않고 가계금융·기업금융·플랫폼비즈니스를 균형 있게 이끌어나갈 계획"이라며 "사업 구조 다각화가 케이뱅크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호언했다.

최 행장은 케이뱅크 자기자본에 관해 "효율적이고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공모 자급 유입도 성장을 위한 한 축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주주환원에 대한 부분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상장이 끝나면 케이뱅크는 공모로 유입되는 자금에 더해 7250억원의 과거 유상증자 자금까지 자기자본으로 인정받게 될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상장에 따라 1조원 이상의 자금 유입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수요예측은 오는 16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18일 공모가를 확정하고 21~22일 양일간 일반 청약에 돌입할 예정이다. 상장예정일은 30일이고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다. 인수단으로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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