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POP 아이돌 산업의 굿즈 매출 성장세가 점차 늘고 있지만 랜덤 상품·팬사인회 등 경매와 사행성을 추구하는 방식의 마케팅 제제는 뚜렷히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법적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강유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하이브(HYBE)엔터테인먼트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하이브의 총 매출액 6조2110억원 중 아이돌 굿즈 매출액은 약 1조2079억원으로 전체의 19.5%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 8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하이브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총 4개사의 소속 연예인 굿즈 등을 판매하는 공식 상품 판매소 4곳을 대상으로 소비자의 청약 철회(반품 등)를 제한하고 제품 수령 가능한 구체적인 정보 제공 등을 사전에 제공하지 않아 내린 과태료는 하이브 300만원, 나머지 3사가 250만원에 불과했다.
공정위는 당시 4사가 인터넷으로 굿즈와 음반을 판매하며 전자상거래법에서 정한 청약철회 기간보다 짧은 임의의 기간을 설정하거나 상품 개봉 과정을 촬영한 영상이 없으면 환불을 거부하는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공정위에 의하면 소비자가 상품을 개봉하더라도 제품의 오염 등 하자가 없을 경우 환불이 가능해야 한다.

K-POP이 유행하며 팬덤의 공식 아이돌 굿즈 구매도 늘고 있지만, 여전히 랜덤 굿즈 등 소비자 권리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아이돌 굿즈의 대표격인 '랜덤 포카(포토카드)'는 앨범을 구매할 시 여러 장의 가수 포토카드 중 한 장이 무작위로 증정된다. 따라서 여러 장 앨범을 구매하더라도 중복 카드를 수령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흐림 효과(블러 처리) 등이 가해지지 않은 정확한 포토카드 이미지를 공개하지 않는데다, 전체 포토카드 확률 공개 없이 종류와 앨범에 포함된 수량만 안내돼 '포토카드를 모으기 위해 앨범을 여러 장 사는' 결과를 초래해 사행성 지적을 받아 왔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팬덤 마케팅 피해 사례 조사 결과에서도 최근 2년간 K-POP 팬덤 활동 소비자의 52.7%는 굿즈 수집을 목적으로 음반을 구매한 적 있다고 답했으며, 추첨을 통해 선발하는 팬사인회 등 이벤트 응모를 위해 구매한 응답자도 25.4%였다.
랜덤 굿즈를 위해 음반을 구매한 응답자는 평균 4.1개, 최대 90개까지 샀다고 답했고, 이벤트 응모를 목적으로 구매한 소비자는 평균 6.7개, 최대 80개까지 구매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은 당시 "굿즈 중 랜덤 포카 같은 경우 정보 고시에 대한 명확한 항목이 있지 않기 때문에 전자상거래법을 명확하기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강제력이 없는 권고 조치를 내렸다.

반면 상품 구매 시 무작위 아이템(캐릭터 일러스트 등)을 증정하는 유사한 방식의 게임 확률 아이템은 지난해 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TF팀을 구성한 이후, 올해 3월부터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해당 확률 정보를 공개하도록 제제가 가해졌다. 이에 따라 확률이 공개되지 않거나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게 표기했을 경우 시정요청에서부터 법적 처벌까지 가할 수 있다.
랜덤 상품의 정확한 모습과 전체 확률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법적 문제 소지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통신판매자는 소비자가 계약 체결 전 재화 등에 대한 거래조건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수나 착오 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할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재화 등의 명칭과 종류, 내용은 필수적으로 고지돼야 하며 소비자의 구매 여부 판단에 영향을 주는 거래조건을 안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K-POP 외의 다른 분야 랜덤 상품의 경우,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3일부터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와난 작가의 '집이 없어'(네이버웹툰) 팝업 스토어는 랜덤 굿즈의 전체 확률을 기재하지는 않았으나 각 일러스트 이미지를 공개해 소비자가 구매 전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앨범 구매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선발하는 온·오프라인 팬사인회는 정확한 선발 방식이 안내되지 않아 경매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비판받을 부분이다. 당첨자의 권리 양도나 시간 선택이 불가능함에도 구매 수량에 따른 확률 증가 등 선발 방법이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아, 이른바 구매 수량으로 팬사인회 당첨 확률을 가늠하는 '팬싸컷'이라는 표현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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