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국투자증권
사진제공=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퇴직연금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14조573억원을 기록하면서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적립금 규모 12조9601억원에서 1조972억원 증가한 기록이다. 2022년 말 대비로는 3조2660억원 증가했다.

적립금 규모 확대뿐만 아니라 상승세도 주목된다. 

업계 2위를 지키고 있는 현대차증권의 성장세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과 올해 상반기를 비교해보면 오히려 적립금 규모가 줄어들면서 한국투자증권과 격차가 좁혀졌다. 현대차증권의 적립금 규모는 2023년 말 기준 2022년 대비 7295억원 증가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말 대비 103억원 하락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2022년 대비 30%에 달하는 증가세를 보이며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는 평가다. 

퇴직연금 시장이 증권사들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증권사들은 앞다투어 퇴직연금 사업을 확장해왔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여러 전략을 동원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강성' 미래에셋증권과 퇴직연금 강자로 분류되는 현대차증권이 포진해있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접근성과 수익률에 집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터넷 은행과 제휴를 맺는 전략으로 접근성 제고를 노렸다.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에서 개인형 퇴직연금(IRP)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했다. 

운용 수익률도 눈에 띈다.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상품 '디폴트옵션 고위험BF1'의 1년 수익률은 25.58%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상반기 기준 305개 상품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최근 3개월과 6개월 수익률도 7.79%, 19.55%로 각각 1위에 올랐다. 

2분기 기준 확정급여형(DB) 원리금 보장 상품 수익률은 4.55%, 비보장 상품 수익률은 7.93%이다. 확정기여형(DC) 상품 수익률을 살펴보면 원리금 보장 상품이 4.92%, 비보장 상품이 10.9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인 IRP 원리금 보장 상품 수익률은 5.10%, 비보장 상품 수익률이 11.37%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지속적으로 접근성과 수익률을 제고해나가면서 퇴직연금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하며 도약을 노릴 계획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사 퇴직연금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 'my 연금'에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키스라(KISRA)를 적용해 추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정부는 '서비스산업의 디지털화 전략'을 표방하며 퇴직연금 적립금에 적용되는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규제 샌드박스를 허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코스콤의 제22차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 베드를 신청해 심사를 통과했다. 올해 안으로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으로 퇴직연금사업자 연계 시스템 등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접근성 측면에서도 상당 부분 개선이 이뤄졌고 수익률도 좋다"며 "그에 따라 적립금이 늘어난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접근성과 수익률 개선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10월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면 한국투자증권의 더 큰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