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자산관리(WM) 시장 활성화로 증권사들이 대거 수수료 수익 상승세에 올라탔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남은 하반기 WM 지형도가 주목된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체 증권사의 상반기 WM부문 수수료 수익은 61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 수수료 수익에서 WM부문 비중도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권사들이 WM 시장을 겨냥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성과로 풀이된다.

사업 구조 다변화가 증권사 최우선 숙제로 떠오르면서 WM 시장이 증권업계의 '먹거리'로 조명을 받았다.

대형 증권사들은 WM 조직 강화는 물론, 거점 센터를 열고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조직을 개편하고 서비스를 강화하며 부리나케 시장을 따라갔다.

올해 상반기 WM 수수료 수익에서의 증권사별 성적표를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이 두각을 나타냈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반기 WM 수수료 수익에서 433억원을 달성하며 압도적인 수익 1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31% 증가한 기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금 사업에 특히 집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연금 랩과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등의 맞춤형 연금 관리가 고객 유치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해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AI 기술에 기반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해 간편하게 퇴직연금을 관리하고자 하는 개인 고객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파악된다. 

더불어 초고액자산가에게 제공되는 '세이지클럽' 서비스를 강화하고 거점 센터에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초고액자산가 고객 유치를 위한 영업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이와 같은 다양한 고객층 확보를 위한 노력이 성과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AI 영업비서'를 활용해 한 명의 직원이 관리할 수 있는 고객 수를 확장해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VIP 서비스 확장을 위해서 글로벌 자산관리 전문가를 채용하는 등 관련 전문 인력 역시 확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다음으로 높은 수수료 수익을 올린 삼성증권은 WM부문에서 227억원을 벌었다. 

삼성증권은 뚜렷한 증가세가 눈에 띈다. 삼성증권의 상반기 WM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115억원에서 97% 증가했다.

시장 내 공고한 'WM 강자'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꾸준히 펼쳐온 WM 사업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액자산가 고객 관리와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에서 높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증권은 최근 젊은층 고액자산가 고객을 전담하는 '영앤글로벌영업팀'을 신설하는 등 고액자산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그동안 WM 사업에 집중해온만큼 앞으로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수수료 수익에서 삼성증권을 추격하고 있는 하나증권도 상반기 기준 210억원의 WM 수수료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26.8% 늘어난 금액이다.

하나증권은 ETF와 연계한 퇴직연금 서비스로 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하나은행과 함께 자산관리 컨설팅 서비스 '하나 패밀리오피스 원 솔루션'을 런칭해 가족 단위 컨설팅을 제공하며 WM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약진도 돋보인다. 적극적인 거점 센터 영업을 추진하는 유안타증권은 상반기 WM 수수료 수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8% 증가한 68억원을 달성했다.

대대적인 WM 조직 개편을 단행한 한화투자증권도 지난해보다 32.7% 증가한 34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WM 시장의 활황에 올라타려는 증권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WM 수익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적으로 늘어났다. 시장이 커지는 속도만큼 증권사들의 경쟁도 팽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 증권사들은 물론이고 중소형 증권사들도 시장에 더욱 파고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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