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증권
사진=삼성증권

삼성증권이 법인 고객과 슈퍼리치 등 초고액자산가 고객 모시기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조직과 센터를 확장하고 절세 전략 서비스도 제공하면서 리테일 고객 자산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올해 1분기 기준 리테일 고객자산이 313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했다. 2021년 4분기 317조1000억원 이후 역대 2번째 큰 규모로 성장했다. 

조만간 역대 기록을 깰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박종문 사장 취임 이후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중 하나로 리테일 핵심 시장 지배력 확대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핵심 시장'은 초고액자산가들 중심의 WM(자산관리) 부문이다. 삼성증권은 2010년부터 초고액자산가 전담 브랜드인 'SNI'를 도입하면서 시장을 주도해왔다. 지난 2022년 뉴리치 전담 센터인 'The SNI Center'를 오픈했고, 올해 초에는 강남파이낸스센터에 'SNI 패밀리오피스센터'를 오픈하면서 전통·신흥부유층과 패밀리오피스 고객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SNI 패밀리오피스에 가입하는 고객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100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패밀리오피스 고객은 1월 80가문, 예탁자산 20조원이었는데, 5월 말 100가문과 30조원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MZ세대 고액자산가를 전담하는 조직인 영앤글로벌영업팀도 신설했다. 해당 팀은 디지털부문 산하에 있다. 디지털 부유층을 겨냥해 디지털PB, 리서치톡 등을 개발하며 서비스와 마케팅 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오랜기간 국내에서 슈퍼리치들의 자산을 관리해온 만큼, 고액자산가들의 니즈 파악에도 한 발 앞서나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증권 Tax센터, 사진=삼성증권
삼성증권 Tax센터, 사진=삼성증권

실제로 SNI패밀리오피스센터를 신설한 후 한 달 뒤인 지난 2월, 세무·부동산 전문 컨설팅 조직인 'Tax센터'도 꾸렸다. 수십년간 쌓은 절세 전략과 세무사례들을 집결해 초부유층 맞춤형 고도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주요 고객이 대부분 법인이나 기업 오너인 만큼 상속세와 증여세 등 다양한 절세 전략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초 정부가 경제 로드맵을 통해 상속세 조건을 완화하기로 발표해 세무 컨설팅 중요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Tax센터장에는 초부유층 자산가들의 가업승계와 절세 플랜 전반을 총괄해온 세무학 박사이자 공인회계사인 김예나 센터장이 임명됐다. 이외에 국세청 출신의 세무전문가, 대형회계법인 출신의 공인회계사, 미국회계사 등 세무관련 평균 실무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이 모여 국내는 물론 해외 조세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절세전략을 제시한다. 또 국토교통부 부동산개발 전문인력, 국제 부동산자산관리사, 미국 상업용부동산 투자분석사 등 부동산 관련 전문가들이 포함돼 자산가들의 니즈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초고액자산가들의 니즈 변화도 감지된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고수익 포트폴리오를 주로 요구했으나 2010년과 최근 들어 가업승계와 관련한 자녀 교육에 관한 문의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융이나 기업 경영에 관한 교육을 전담해달라는 요구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 WM 부문 손익은 지난 1분기 기준 310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616억원)과 한국투자증권(315억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는 NH투자증권(36.9%)에 이은 2위(28.1%)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WM시장 성장성이 인정받으면서 국내 경쟁사는 물론 글로벌 패밀리오피스도 내년 한국에 상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글로벌 패밀리오피스의 경우 국내 세제법안 파악이나, 전통부호들과 스킨십에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국내에서도 오랜 시간 전통부호들과 소통을 이어왔다"며 "신생 패밀리오피스나 글로벌 오피스로서도 삼성증권이 이미 확보한 가문과 예탁자산 규모를 넘기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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