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한복 문화 엑스포 '2024 한복상점'이 열리고 있다. 사진 = 이하영 기자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한복 문화 엑스포 '2024 한복상점'이 열리고 있다. 사진 = 이하영 기자 

한복 문화 국내 최대 엑스포인 '2024 한복상점'이 첫 날부터 20·30대 관객을 다수 보이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등 한복을 세계화·대중화·산업화 하려는 움직임과 더불어 전통과 현재의 균형 있는 조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2024 한복상점'이 열렸다. 한복상점은 지난 2018년부터 시작해, 현재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 한복 문화 엑스포다. 올해는 오는 12일까지 4일간 한복·장신구·소품 등 112개 한복 브랜드 판매관이 참여하며, 기획전시·패션쇼 등 한복을 주제로 한 부대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한복상점은 △기획전시관 △사업 홍보관 △협력관 △판매관 1·2로 구분된다. 기획전시관에서는 고구려부터 조선까지 시대·국가별 한복의 디자인을 소개하는 '숨겨진 모습: 한복의 새로운 귀환'과 화학섬유 등을 활용해 대중화를 추구한 '온지음, 한복 소재 개발과 활용' 전시를 살필 수 있다. 사업 홍보관에서는 공예·디자인진흥원의 신진 한복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한 '한복 디자인 프로젝트' 공모전 수상작들도 함께 볼 수 있다.

9일 한복 문화 엑스포 '2024 한복상점'에서 관람객들이 판매관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 = 이하영 기자 
9일 한복 문화 엑스포 '2024 한복상점'에서 관람객들이 판매관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 = 이하영 기자 

한복상점은 첫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북적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곳곳에는 전통·생활한복 등을 입고 온 관람객들이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과 전시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관객의 대다수는 20·30대인 점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곳곳에 마련된 탈의실에서 구매한 한복으로 갈아입거나 자유롭게 부스 내 시착 공간에서 옷을 살피는가 하면, 장신구를 들고 옷에 대보며 어울리는 걸 찾기도 했다. A 부스 담당자는 "(첫날임에도) 오전 11시부터 사람이 몰려, 조기 품절된 상품도 있다"고 답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2024 한복 디자인 프로젝트 공모전' 장려상 수상작인 이예지 디자이너의 '흑과 백: 삶 속에 스미다' 작품 중 일부. 사진 = 이하영 기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2024 한복 디자인 프로젝트 공모전' 장려상 수상작인 이예지 디자이너의 '흑과 백: 삶 속에 스미다' 작품 중 일부. 사진 = 이하영 기자 

눈에 띄는 것은 흔히 생각하는 혼례용, 왕비용 등 전통한복뿐만 아니라, 한복의 요소를 현대에 적용한 모던한복을 선보이는 부스들이다. 곤룡포의 디자인을 응용한 자켓, 셔츠를 한복적 요소로 해석한 의상, 크롭티 형식으로 개발한 저고리 등 기성복과 한복의 형태를 조합한 부스들의 인기가 높았다. 공예·디자인진흥원의 '한복 디자인 프로젝트' 공모전 수상작에서도 현대 기성복과 결합한 형태의 디자인을 엿볼 수 있었다.

생활·모던 한복 브랜드인 황이슬 리슬 한복 대표는 "취향이 다양해지며 원하는 스타일도 많이 다양해졌다"며 "과거에는 치마와 저고리의 조선 후기식 짧은 지퍼형 원피스와 가슴까지 닿는 스타일의 저고리가 많이 나갔지만 최근에는 셔츠 형태로 재해석된 저고리나, 한복 바지의 풍성한 라인 실루엣을 살린 개량식 바지, 원피스 한복이나 두루마기를 재해석한 원피스 등 다채로운 디자인들이 다방면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최근 20·30대 중 한복을 특별한 날에 입는 예복이 아닌 새로운 패션으로 인식하는 추세와 함께, 문체부와 정부도 국내·외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예·디자인진흥원은 문체부가 오는 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운영하는 한국 문화 홍보 공간 '코리아 하우스'에서 지난 1일 파리 올림픽 사전 행사로 한복 패션쇼를 열었다. 문체부는 지난 7월 배우 김태리와 함께 한복을 홍보할 업체 4곳을 공모했고, 오는 9월에는 한복 등 전통문화의 일상화·산업화를 위한 '전통문화산업진흥법'을 시행할 예정이다.

반면 지난 5월에는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외국인의 곤룡포 위 갓 착용 등 '전통' 규정에 어긋나는 의례 및 속치마를 활용한 레이스 한복 등 퓨전한복을 재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복 대중화를 위해 옳은 방향은 무엇일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전통한복을 입고 다니기에는 실용적이지 않아서 쉽지 않고, 생활한복은 저변이 있을 거라 생각된다"고 답했다. 정 평론가는 기성복(서양 의복)과 한복의 결합에 대해 "한국의 문양, 한복의 곡선미 등이 색다르게 나올 것"이라며 "생활한복은 활동성을 주목한 건데, 한복이 활동성이 굉장히 좋으니 그런 면에서 장점이 있고, 보이는 측면에서도 조금 다른 느낌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단, 정 평론가는 한복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전통 양식과 현대의 결합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평론가는 "'(전통) 한복이 진짜'라는 접근 방식 한복의 저변을 넓히기에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렇다 해서 퓨전 한복들만 나오고 (퓨전 한복이) 한복의 전체인 것처럼 보이는 것도 비판받을 지점"이라고 했다.

이어 "전통한복이 어떤 것인지 알려줄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접해져야 할 것이고, 동시에 일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활한복들도 저변을 만들어 한복의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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