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무노조 경영 폐지' 약속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1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파업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최초 총파업이 진행되고 24일이 지난 시점이지만 이 회장은 정작 이 사태에 아무런 입장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이 회장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회장이 2020년 대국민 TV 기자회견을 통해 '무노조 경영' 폐지를 선언했으나 실제로는 노조원을 탄압하고 근태시스템을 이용해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을 색출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등의 행태로 노동 존중을 실천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업 참여자를 여러 동료들이 있는 사내 업무 메신저방에서 강제 퇴장시켜 개인적 불이익을 경고하기도 했다"며 "사측이 노동탄압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외부에도 적극적으로 알리고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놓고 사측과 협상이 불발되면서 지난달 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진행 중이다.
노조와 사측은 지난달 29일부터 경기 기흥 한 사무실에서 사흘에 걸쳐 임금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협상 막판에 여가포인트 지급과 관련해 절충점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사측은 △노조 총회 8시간 유급 노조활동 인정 △전 직원 여가포인트 50만 지급 △향후 성과급 산정 기준 개선 시 노조 의견 수렴 △2024년 연차 의무사용일수 15일에서 10일로 축소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오전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파업이 조기 종결될 수 있도록 노조와 지속적으로 소통과 협의를 하고 있다"며 "파업에도 고객 물량 대응에 전혀 문제가 없다. 노조 파업이 지속되더라도 경영과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적법한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삼노는 오는 5일이 되면 대표 교섭권 지위를 상실해 또다시 교섭 창구 단일화를 진행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