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파업을 이어온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25일만에 현업에 복귀한다. 파업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라 '장기전'으로 전환해 현업 복귀 후 기습적인 부분 파업(게릴라식 파업) 등을 통해 임금 교섭을 위한 쟁의 활동은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 1일 오후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통해 "조합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사측을 지속 압박할 투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현시점부터 5일까지 현업에 복귀해달라"고 밝혔다.
전삼노는 "끝장 교섭 결렬로 파업 투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 전개될 투쟁의 성공을 위해 지속 가능한 게릴라 파업과 준법 투쟁으로 나갈 것"이라며 "오늘부터 복귀해도 되고 출근하더라도 게릴라 파업을 진행하게 되면 그때 일하다가도 나오면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8일 총파업에 돌입한 전삼노는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사측과 임금 인상,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파업 장기화로 조합원의 임금 손실 규모가 커지자 내부에서도 출구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현업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전삼노는 사측과의 교섭에서 '200만 복지포인트'를 파업으로 인한 임금 손실 보전 명목으로 요구했으나 사측이 노조법상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배된다며 거부했다.
대표 교섭노조 지위가 5일까지인 점도 파업 종료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전삼노를 비롯해 총 5개 노조가 있는데 5일엔 대표 교섭권 지위를 상실해 또다시 교섭 창구 단일화를 진행해야 한다.
전삼노는 제1노조인 사무직노동조합과의 통합도 예고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1노조와 흡수통합을 통해 다음주 월요일부터는 전삼노가 1노조가 된다"며 "순서상으로나 규모상으로나 전삼노가 이제 1노조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1일 오전 9시 기준 3만634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9% 수준이다.
한편 전삼노는 오는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앞으로 정치권 등과 연대해 쟁의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