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키움증권
사진=키움증권

 

키움증권이 증권사 최초로 일반환전 인가를 거머쥐었다. 금융사들이 환전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키움증권의 일반환전 전략이 시장에 유효타를 터뜨릴지에 대한 평가는 미온적이다.

키움증권은 기획재정부가 최근 키움증권의  '취급 외국환 업무' 변경을 승인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기존 국내 증권사의 환전 업무는 초대형 IB 중 단기금융사업(발행어음사업) 인가를 받은 4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만이 기업에 한해 증권 투자 목적으로 일반환전이 가능했다. 수출입 기업 환전 혹은 개인의 여행·유학 등 목적의 일반환전은 불가능했다.

그동안 환전 업무가 가능했던 4개 증권사는 제도 개편으로 환전 시장의 문이 일부 개방되었음에도 일반환전 서비스 진출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증권사들은 일반환전 요건 및 방식을 두고 당국과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을 뿐더러, 일반환전 고객에게 현찰을 인도하는 문제나 고객의 계좌를 투자 목적과 분리하는 사안을 두고 줄곧 논의를 이어왔다.

실무 시스템을 구현하면서 문제점이나 보완할 점을 당국과 소통하며 조율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환전은 업무, 인력, 홍보 및 마케팅에 추가적인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섣불리 시작하기 부담스럽다. 환전 업무 마감 시간에 맞추어 시재를 확인하고 마무리하는 등의 업무가 번거로운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의 방어적인 분위기 속에서 키움증권은 이번 일반환전 인가로 증권사 중 가장 먼저 개인을 대상으로 한 일반환전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금융권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본격적으로 외환 시장에서의 파이를 넓힐 준비를 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반면 환전 시장은 이미 굴지의 금융사들이 장악했다는 평가다.

현재 환전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분석되는 하나은행은 계열사 하나투어의 여행 상품과 하나카드를 동원해 무료 환전 서비스는 물론 외화 송금 수수료까지 무료화했다. 

신한카드도 해외여행 혜택을 내세워 환전 시장에 자리를 잡고 고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뒤늦게 참전한 토스뱅크는 '환전 수수료 평생 무료'를 표방하며 국내 최초로 외화 거래 관련 환전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한 '외화통장'을 출시해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사실상 키움증권에서 수수료를 무료에 가까운 수준으로 낮춰도 이미 환전 시장에 자리 잡은 경쟁사들을 뚫고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환전은 물론 결제 수수료까지 무료를 내세우며 경쟁하는 와중에 무슨 이득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어떤 경쟁력을 내세울 지는 모르겠으나 큰 이익이나 점유율을 예상하고 시작하는 건 아닐 것"이라고 관측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 일반환전 도약을 두고 "제도 개편으로 증권사는 다양한 환전 관련 서비스 제공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동시에 외환 시장의 경쟁을 촉진해 환전 수수료 절감 등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미 열기가 오를대로 오른 환전 수수료 경쟁에 증권사의 일반환전 서비스 출시가 실질적으로 금융 소비자 편익에 유리하게 작동할지의 우려가 팽배한 것으로 해석된다.

키움증권의 일반환전 인가를 다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의견도 있다. 

은행을 통한 환전 과정을 축소해 연계된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일반환전 서비스 출시로 개인 고객들이 환차익 수익 실현을 노릴 가능성 역시 제기된다. 

외환당국은 증권사가 일부 고객이 대기성 환전이라는 명목으로 일반 환전 성격의 달러 거래를 투자용 계정으로 거래한 행위를 방치한 것에 실태조사를 나선 바 있다.

키움증권은 이번 인가 및 향후 일반환전 서비스 출시와 관련된 질문에는 "아직 밝히기 어렵다. 조만간 자료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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