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BNK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BNK금융지주

BNK금융이 인터넷전문은행과 다른 지방은행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다.

실적과 수익성에서 뒤처지지만 이렇다 할 돌파구가 없는 상태다.

JB금융은 수도권에 WM(자산관리) 영업점을 늘렸고 DGB금융은 시중은행 전환을 마쳤다.

반면 BNK금융은 산업자본 탓에 전환이 어렵고 신사업 진출도 불가하다.

인터넷은행의 성장세가 매서운 데다 시중은행이 지방 진출에 나서면서 갈수록 설 자리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BNK금융지주와 BNK부산은행에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기관경고는 금융기관 제재 중 중징계에 해당하는 조치로 징계 이후 1년간 금융당국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진출이 불가하다.

BNK금융지주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2023년부터 2차례 생명보험사 인수에 나섰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2016년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이 유상증자 공시와 함께 거래기업을 동원해 주가 시세 조종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중징계를 받은 탓이다.

기업을 새로이 인수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보험사 인수 역시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에 BNK금융은 사모펀드와 함께 보험사를 인수하고 신사업 진출이 가능할 때 사모펀드 경영권을 받는 방식으로 생명보험사를 인수하려고 했으나 결국 철회했다.

BNK금융이 고전하는 사이 다른 지방금융지주는 다양한 전략을 구상 중이다. JB금융 계열사 광주은행은 수도권에 기업 금융 특화센터 4곳을 신규 개점했다.

수도권 내 점포 재배치로 기업금융 중심 중·대형화 점포를 표방한다는 설명이다. 특화센터는 서울 잠실, 삼성, 성수와 경기도 판교 등 기업이 밀집한 곳에 위치한다.

JB금융 은행 계열사는 올해 1분기 기준 순이자마진(NIM) 2.78%,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7.8%다. CIR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더한 총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낮을수록 경영효율성이 좋다는 의미다.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은 CIR이 각각 43.90%, 43.12%, NIM은 각각 1.92%, 1.93%로 수익성 지표에서 JB금융보다 뒤떨어지는 상태다.

여기에 부산광역시 대표 부촌 마린시티에는 우리은행 WM영업점 '투체어스 W 부산'이 들어서는 등 지방 자산가 공략에 시중은행이 참전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경상남도 양산시도 이날 차기 시금고 1순위로 NH농협은행을 선정했다. 경남은행은 2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시금고 운영자 선정에도 KB국민은행이 입찰에 참여했다. 지차제금고는 지방은행이 독점하다시피 해왔으나 저원가성 예금 확보를 위해 시중은행도 뛰어드는 모양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지난해 울산시금고 선정에서도 경남은행과 마지막까지 경쟁한 바 있다.

반대로 DGB금융지주는 DGB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을 무사히 마무리하며 사명을 iM뱅크로 재단장하고 사업영역 전국구 확장에 분주하다. iM뱅크는 최근 지역 은행이 없는 원주에 첫 점포를 냈다.

디지털로 눈을 돌려도 경쟁 상대는 쟁쟁하다. 경남은행은 1분기 순익 1012억원으로 카카오뱅크(1112억원)에 밀렸다. 부산은행은 1252억원으로 근소한 차이에 그쳤다.

특히 부산은행은 전년 동기(1453억원) 대비 13.8% 감소한 순익을 거둔 반면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순익이 388% 올랐고 토스뱅크는 지난해 동기 280억원 적자에서 올해 1분기 148억원 흑자 전환했다. 성장성을 두고 보면 인터넷은행의 역전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검토 당시 타 지방금융지주 계열사 지방은행도 시중은행 전환 가능성이 언급됐으나 BNK금융은 주주 구성상 전환이 불가하다.

현재 BNK금융지주 1대 주주는 롯데쇼핑(보유 지분 2.65%)으로 롯데 계열사 전체 지분은 총 10.42%다.

현행 은행법상 시중은행 인가를 위해선 산업자본 지분 보유 한도는 4%가 최대다. 광윤사는 지난해 BNK금융지주 지분 0.84%를 모두 처분했고 부산롯데호텔은 올해 2월 지분 일부를 롯데칠성음료에 매각해 지분율을 낮췄다.

롯데가 지분을 추가 매각한대도 시중은행 전환은 어렵다. 부산에 뿌리를 둔 협성종합건업사 지분이 6.45%로 5%를 넘긴 탓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사업 진출이 어려운 게 가장 큰 고민일 것"이라며 "최근 모든 금융지주에서 비은행 강화에 힘을 쓰고 있어 BNK금융의 아쉬움이 더 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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