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NK금융지주가 비은행 부진에도 이렇다 할 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빈대인 회장이 여러 차례 포트폴리오 강화 의지를 밝혔으나 사법 리스크가 얽혀있는 데다가 시장에 나오는 매물 몸집이 너무 큰 탓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2568억원) 대비 2.87% 감소한 2495억원의 순익을 냈다.
특히 비은행 부문 순익이 547억원으로 2023년 1분기(584억원) 대비 6.3%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핵심 비은행 계열사 BNK캐피탈은 순익 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억원 늘었으나 BNK투자증권은 146억원으로 1년 만에 45억원 감소하며 낙폭을 키웠다.
BNK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7억원에서 8억원으로 0.7% 올랐고 BNK자산운용은 3.7억원에서 3.3억원으로 11% 가량 실적이 줄었다.
BNK금융 비은행 계열사 부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21년 31.4%였던 BNK금융 비은행 기여도는 지난해 18.6%까지 고꾸라졌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은 2023년 취임 이후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진정한 '종합금융지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빈 회장은 지난해 증권, 저축은행을 비롯해 BNK벤처투자, BNK시스템 등 4개 비은행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인적 쇄신에도 나섰으나 벤처투자는 4억원 손실, 시스템은 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1억원 오르는 데 그쳤다.
빈 회장은 올해 1월 비전선포식을 열고 2030년 총자산 300조원, 순이익 2조2000억원 달성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비은행 자회사 사업 다각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은 없는 상태다.
BNK금융은 지난해 10월 ABL생명, 올해 1월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에 나섰으나 결국 발을 뺐다.
BNK금융은 지주와 부산은행이 지난 2021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어 2026년 10월까지 자회사 인수나 신사업 진출이 불가하다.
BNK금융은 2015년 성세환 전 회장 겸 부산은행장이 유상증자 공시 이후 주가가 하락하자 거래기업을 동원해 주식 매수를 지시해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징계를 받았다.
이에 사모펀드와 손을 잡고 보험사 지분을 일부 인수한 뒤 2026년 10월 이후 경영권을 넘겨받는 형태로 인수합병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해당 방식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피하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왔고 결국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적격성 여부를 떼어내도 문제는 여전하다. 자본력이 부족한 탓이다. 현재 BNK금융지주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올해 1분기 기준 12%로 금융당국 권고치 13%를 밑돈다.
일반적으로 금융지주는 CET1 비율이 13% 이상일 경우 남는 재원을 배당에 사용한다. BNK금융은 2023년 실적발표 당시 CET1 비율이 11.67%였음에도 배당을 결정했다. 사실상 주주를 달래기 위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시장에 쏟아지는 보험사 매물은 BNK금융이 오르기 너무 높은 나무라는 평가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 매각가를 2조원 이상으로 계산했고 우리금융이 동반 인수를 추진 중인 동양생명·ABL생명 몸값도 비슷할 거라는 게 시장 예측이다.
또 다른 매물인 KDB생명은 정상화에 5000억원이 넘는 자본이 필요하는 게 정설이다. MG손해보험도 정상화에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해야 한다.
BNK금융이 사모펀드와 인수를 추진한 BNF파리바카디프생명은 시장에서 매각가를 1500억원 정도로 예상했다.
다만 너무 작은 보험사는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작은 보험사는 시장 점유율을 키우기 위해서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비은행 계열사 '효자'가 될 수 있느냐도 장담할 수 없다"며 "최근 새 회계제도 도입으로 보험사 실적이 장기적으로 하락한다는 전망도 있는 만큼 보험사 부재가 꼭 악재로 연결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