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사무실이 위치한 판교 알파돔타워.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 사무실이 위치한 판교 알파돔타워.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의 비게임 사업 부진 여파가 수익성 발목을 잡고 있다. 한 때 회사의 실적을 견인한 비게임 부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상 경영에 돌입했으나, 지속된 업황 부진에 따라 뚜렷한 성과를 보이진 못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VX·세나테크놀로지 등의 비게임 자회사 매각에 나설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연결기준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1조241억원, 7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58% 감소했다. 특히 비게임 부문의 매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골프 및 스포츠 레저, 통신 사업을 포함한 비게임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30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골프용품 제조와 스크린 골프장 운영 등을 담당하는 비게임 자회사 카카오VX는 업황 둔화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카카오VX의 매출은 14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 줄었으며, 영업손실 7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1분기에도 비게임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실패했다. PC·모바일 게임 '롬(R.O.M)'의 매출 성과가 일부 반영돼 게임 사업 매출은 증가했으나, 비게임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4.5% 감소하며 또다시 역성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2463억원을 기록했다. 

비게임 부문이 지속해서 카카오게임즈의 수익성 발목을 잡자,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VX, 세나테크놀로지 등의 비게임 자회사를 매각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게임 사업과의 연관성이 적을 뿐더러 스크린골프 산업 등의 업황 부진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카카오VX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전 대표는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카카오VX는 비상경영으로 고정비를 절감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2024년 초까지는 경영 효율화에 최우선 초점을 두고, 수익화나 확대가 어려운 사업은 축소하거나 철수하는 의사결정 과정 중에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숙박·레저 플랫폼인 야놀자가 카카오VX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나스닥 상장을 검토 중인 야놀자가 외형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주장이다. 다만 카카오게임즈와 야놀자는 모두 해당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최근 지속된 매각설에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비게임사업 부문에 대한 경영효율화 작업인 건 맞다"라면서도 "일각에서 제기된 자회사 매각은 논의된 바 없으며 사실무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비게임 자회사 매각설이 제기되자 SK증권 남효지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카카오VX의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카카오VX는 최근 수요둔화로 실적이 악화했으며, 본업(게임 개발·퍼블리싱)과는 사업적 시너지도 약해 매각 시 손익 개선 효과와 본업 중심 역량 집중으로 신작 출시와 기존작 운영이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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