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사 업무 최종 책임자를 정하는 '책무구조도' 작성이 의무화됐다. 내부통제 부실로 사고 발생 시 임원진은 물론 대표에도 책임을 묻겠다는 게 도입 취지인 만큼 금융권도 준비에 분주하다.
특히 시중은행 중 일부는 관련 초안 작성을 마쳤으나 금융당국 제출 시기는 가늠 중이다. 제출과 함께 책임이 생기는 만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해설서를 바탕으로 수정을 진행하며 신중한 태도를 기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날부터 책무구조도 작성을 의무화한다. 금융지주와 은행은 내년 1월 2일까지 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면 된다.
시중은행 중 일부는 초안 작성을 마쳤으나 앞서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해설서 내용을 바탕으로 정교화 작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먼저 KB국민은행은 올해 1월부터 내부통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 팀(TFT)을 운영해 현재 초안을 마련했다.
국민은행은 이달 중 컨설팅을 종료하고 책무기술서 초안 배포 및 임원 인터뷰, 실무자 면담을 거쳐 의견을 반영했다. 현재 은행연합회 내부통제 관리 조치 예시안을 전달받아 유관부서에 자료를 공유하고 임원별 책무기술서를 수정 보완 중이다.
신한은행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 의지를 내비친 만큼 지난해 컨설팅 프로젝트를 통해 초안 수립을 마친 상태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부터 기수립한 책무구조도를 기반으로 매월 점검을 진행 중이며 올해 9월부터는 시스템 고도화를 마치고 새로운 시스템을 기반으로 책무구조도 점검 체계를 운영한다.
다만 책무구조도 제출은 금융당국이 발표한 책무구조도 해설서 내용 등을 반영하기 위한 수정 작업을 마친 후 이사회 의결을 거친 뒤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4월 그룹장과 본부 부서장 대상 책무구조도 설명회를 마치고 지난달에 초안을 도출했다.
현재 해당 자료를 각 그룹 책무고조도 관리 준법감시담당자에게 발송했으며 부서별 의견을 청취 중이다.
우리은행은 책무구조도 초안 작업을 마쳤으나 세부 내용을 조정 중이며 하반기 조직개편 이후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은 기한인 내년 1월에 맞춰 책무구조도를 제출할 수 있도록 컨설팅 법인과 작업을 진행 중이다.
농협은행은 임직원 인터뷰 등을 통해 책무를 배분하고 지배구조법 법령 등을 반영해 내부통제 관리조치 설계하고 향후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등을 반영해 관련 내용을 보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은행이 초안 작성을 마쳤음에도 제출 시기를 점검하는 이유는 관리 의무가 책무구조도 제출 시점부터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책무구조도는 도입 결정 당시 실효성 논란도 있었도 책무구조도를 일찍 제출한 뒤 제재 첫 사례가 될까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고 경영자 경질까지 가능한 만큼 충분한 의견 청취와 수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을 위해 시범운영기간을 도입하고 시범 참여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