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6년 리오 데 자네이로에서 태어난 셀소 폰세카는 1986년의 첫 앨범을 시작으로, 10여 장의 앨범을 발표해 왔다. 솔로 명의의 앨범 이외에도, 2009년 발표된 마르코스 발리Marcos Valle와의 공동 앨범 [Pagina Central]이 높은 평가를 받았고, 작사가 호날도 바스토스Ronaldo Bastos와의 듀오 형태로 발표한 3부작 [Sorte](1994), [Paradiso](1997), [Juventudu/Slow Motion Boss Nova](2001)도 그의 음악사에서 중요한 축을 이루는 작품들로, 2006년에는 이 세 장의 앨범에서 선곡한 곡들에 미발표곡을 더한 컴필레이션 앨범 [Polaroides]를, 2011년에는 나나 카이미Nana Caymmi, 안토니오 시세로Antonio Cícero, 밀톤 나시멘토Milton Nascimento, 루이즈 멜로디아Luiz Melodia, 아드리아나 칼카뇨토Adriana Calcanhotto, 산드라 지 사Sandra de Sá, 카신Kassin 등의 게스트들이 대거 참여한 셀프 리메이크 앨범 [Liebe Paradiso]를 발표했다.
솔로 앨범으로는 1986년의 미니앨범 [Minha Cara] 이래로 [O Som do Sim](1993), [Natural](2003), [Rive Gauche Rio](2005), [The Leblon Sessions](2006), [Feriado](2007), [No Meu Filme](2011), [Like Nice](2015), [Turning Point](2019), [O Tempo](2019), [Nossa Música](2021)가 있으며, 두 장의 라이브 앨범 [Celso Fonseca Ao Vivo](2008), [Voz e Violão](2010)을 발표했다.
그와 동시에 프로듀서로서도 다우지Daude, 비르지니아 호드리게스Virginia Rodrigues, 갈 코스타Gal Costa, 질베르토 질Gilberto Gil 등 일일히 이름을 거론하기 힘들 만큼 많은 아티스트들의 앨범에 참여했으며, 2016년 12월부터 2017년 봄까지 나희경과 함께 네 곡을 싱글 'Slow Motion Bossa Nova', Samba é Tudo(Samba Is Everything), '끝, 그 이후(Sorrow)', '봄, 사랑(Spring Bossa)'을 발표해 국내의 음악 씬에도 등장한 바 있다.
'Slow Motion Bossa Nova'는 바스토스와의 2001년 앨범에 처음 등장해 2003년의 솔로 앨범 [Natural]에서, 그리고 2016년에는 나희경과의 듀엣 버전으로 재녹음했으며, 두 장의 라이브 앨범에서도 노래하고 있는 그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데, 오늘은 그 중 2010년의 라이브 앨범 [Voz e Violão]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는 것으로 가수, 기타리스트, 프로듀서로서의 셀소 폰세카의 음악을 소개하는 기회로 삼고 싶다.
이 앨범은 2009년 9월, 리오 데 자네이로에서 열렸던 콘서트 실황을 기록한 것인데, 동시에 발매된 DVD와는 수록곡에 약간 차이가 있어서, CD는 실리지 않았지만 DVD에만 수록되어 있는 곡이 5곡, 그리고 CD에만 수록된 곡도 한 곡('Olha') 실려 있다.
CD에 수록된 넘버들은 셀소의 오리지널 곡 두 곡('Febre', 'Slow Motion Bossa Nova')을 제외하고 모두 다른 아티스트들의 레퍼토리로 잘 알려진 곡들로, '목소리와 기타(Voz e Violão)'라는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 스스로 연주하는 기타의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셀소의 잔잔한 목소리를 기록하고 있는 차분한 콘서트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다. 마치 질베르토 질Gilberto Gil과 카에타노 벨로조Caetano Veloso의 목소리가 뒤섞여 있는 듯한 그의 매력적인 목소리와 어쿠스틱 기타의 하모니는 컨템포러리 보사노바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서의 그의 음악적 특징을 있는 그대로 눈앞에 펼쳐 보이는 듯 하다.
동시에 이 앨범에서도 프로듀서, 사운드 크리에이터로서의 셀소 폰세카의 면모는 잘 드러나 있는데, 프로그래밍된 리듬, 스크래치와 일렉트로닉한 사운드 이펙트들이 라이브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의 기타 연주, 노래 사이 사이에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사운드적 요소들의 추가로 인해 셀소의 음악적 아이덴티티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고 있는 것이다.
비틀즈Beatles의 'The Fool on the Hill', 작곡가 맥 고든Mack Gordon이 만들고 크리스 몬테스, 챗 베이커, 빙 크로스비 많은 가수들이 녹음한 바 있는 'The More I See You' 등 영어권의 유명한 곡들과 질베르토 질, 에라스모 카를로스Erasmo Carlos 등 브라질 MPB의 명곡들을 포함한 열네 곡이 이어지는 이 앨범은, 수록곡들을 하나 하나 모두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그리고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마치 공연장 한 귀퉁이에 함께 있는 것처럼, 흘러나오는 음악들에 편안히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자신이 만든 곡들을 노래할 때의 셀소도 그렇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곡들을 노래할 때의 셀소 또한 더없이 매력적이다.
박창학(작사가, 음악 프로듀서)
-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사카모토 류이치 - 'fullmoon' [박창학의 월드뮤직 가이드 ⑥]
- 마른 잎들/ Guilherme de Brito - 'Folhas Secas' [박창학의 월드뮤직 가이드 ⑤]
- 남쪽으로 난 돌아간다/ Astor Piazzolla - 'Vuelvo al Sur' [박창학의 월드뮤직 가이드 ④]
- 시인의 눈물 Nelson Cavaquinho - 'Pranto de Poeta' [박창학의 월드뮤직 가이드③]
- 태양이 떠오를 거야 Cartola - 'O Sol Nascerá (A Sorrir)' [박창학의 월드뮤직 가이드②]
- 연재를 시작하며 [박창학의 월드뮤직 가이드①]
- 친구 기타/ João Gilberto - 'Violão Amigo' [박창학의 월드뮤직 가이드 ⑧]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