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각 사 제공
5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각 사 제공

시중은행이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 검토에 나섰다. 이사회 논의를 마쳐 금융당국의 파생상품 판매 제도 개선 전 사적화해에 나설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은 이번주 중으로 임시 이사회를 열고 홍콩H지수 기초 ELS 손실 자율 배상안을 논의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ELS 손실 관련 분쟁조정 기준안을 발표하며 "검사에서 확인한 위법부당행위는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엄중 조치할 방침이나 판매사의 고객 피해 배상과 검사 지적사항 시정 등 사후 수습 노력을 참작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자율배상을 권고한 셈이다. 이를 두고 은행권에서는 배임 우려가 나왔다. 금융당국이 자율배상 명령을 하지 않은 만큼 섣불리 배상을 언급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다만 이런 해석은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연달아 "문제 없다"고 답하며 마무리됐다.

이후 우리은행이 조정안 발표 약 일주일 만에 자율배상 검토를 발표하며 사적 화해 방아쇠를 당겼다.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금감원 분쟁조정기준안 수용을 결정했다. 우리은행 자율조정 대상 금액은 415억원 수준이다.

이에 NH농협은행, 하나은행, SC제일은행도 속속 임시 이사회 날짜를 잡고 자율배상 안건을 부의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 ELS 잔액은 약 10조483억원이다. 판매 당시인 2021년 1만2000선을 기록한 홍콩H지수는 26일 기준 5868.94로 마감했다.

금감원이 예상하는 평균 배상률은 40%로 지수 하락분과 예상 배상률을 반영하면 2조97억원이다.

금융권이 빠르게 이사회를 소집하는 이유는 충당금 반영과 금융당국 제재를 피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이 원장은 지난 21일 ELS 제재를 두고 "제재를 신속히 해야 그 과정에서 나온 문제점도 제도 개선에 반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파생상품 판매 제도 개선이 오는 4~5월 예정된 만큼 그보다 빨리 사적 화해를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선다는 게 은행권의 해석이다.

여기에 더해 1분기 충당금 적립을 위해서도 3월 내 결정이 중요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잔액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반영해 두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렇게 되면서 금융지주 실적에는 먹구름이 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 당기순이익은 4조47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조9015억원보다 하락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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