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금융이 또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지난해 3월 시작한 자사주 매입을 완료한지 일주일 만이다.
지난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자사주 매입은 신탁계약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며 기간은 다음해 3월 21일까지다.
이날 종가 기준 매입 예상 주식수는 590만주로 전체 유통주식수의 3.1% 정도다.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금융의 총 유통주식수는 1억8990만주인데, 대주주 지분 48.06%를 제외한 주식수는 9200만주로 실질 유통주식수의 6.4% 수준까지 매입하는 셈이다.
자사주 매입 규모의 확대는 지난해 실적과 맞물려있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2조1333억원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2월 증권과 화재가 합병하면서 배당금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2월에는 127억원의 배당금을 결정했으나 메리츠금융 출범 후 배당금은 4483억원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6400억원 자사주 매입 효과가 더해져 주주환원율은 51.0%에 달한다. 매입한 자사주는 이미 지난 15일과 22일에 걸쳐 소각을 완료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메리츠금융이 추가로 자사주를 매입할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신탁체결 중에는 자사주 추가 매입을 할 수 없지만, 기간 내 자사주 매입을 완료하면 추가 매입이 가능하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리츠금융의 자사주 취득금액 한도는 지난해 6528억원에서 올해 2조100억원으로 크게 증가해 지난해보다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다"며 "올해 메리츠금융의 순이익이 2조2000억원 이상이라면 올해 연간 매입 자사주 규모는 70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은 지난 2월 컨퍼런스콜에서 적극적인 주주환원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배당가능 이익 제한 탓에 자사주 매입을 6400억원 수준에서 그쳤는데, 올해부터는 배당가능 이익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매입 규모를 늘릴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에 더해 김 부회장은 "주식의 저평가 정도가 심하면 연결기준손익의 50%를 초과해서도 자사주 매입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식의 요구수익률과 세후 내부투자수익률 등을 주요 요인으로 하고 주주 현금 선호 정도와 자기자본 적정성 등을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금융주를 중심으로 자금이 쏠리는 밸류업 프로그램도 메리츠금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다른 주식들도 제대로 평가받기를 기대한다"며 "메리츠는 전력을 다해 돈을 더 잘 벌고, 자본배치를 더 잘하고, 주주환원을 더 진심으로 하고, 모든 주주를 동등하게 대하는데 집중해서 차별화 정도를 더 별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