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 가속 페달을 밟아 오던 전기차 시장이 수요 둔화로 기세가 꺾이며 이차전지 등 관련 사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기차는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볼 때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것이 업계 일각의 분석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제동이 걸린 핵심 요인으로는 고금리·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유럽연합(EU) 내 보조금 중단으로 인한 수요 부진 등이 꼽힌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는 지난 18일(현지시각) 지난해 12월 독일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47.6% 감소한 5만4654대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은 74.4% 줄어든 1만7894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U 전체 전기차 판매량도 16.9% 줄어든 16만700대였다.
유럽의 전기차 수요 감소로 이차전지 등 전기차 관련 사업 성장 속도도 느려질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6일 진행한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중순부터 유럽 고객사가 전기차 물량을 조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당사도 지난해 4분기부터 폴란드 법인 공장 가동률을 조정하고 재고수준도 하향했다"며 "전기차 수요 회복이 당분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완성차 기업들도 전기차 생산에 브레이크을 밟는 중이다. 미국 3대 자동차 회사인 포드는 지난해 12월 자사 대표 전기트럭인 F-150 라이트닝 매주 생산 목표를 기존 3200대에서 1600대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GM은 앞서 올해 중반까지 북미에서 전기차를 누적 40만대 생산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해당 목표를 폐기하고 미시간 BEV 픽업트럭 공장 가동 시점을 내년 말로 연기했다.
테슬라를 중심으로 전기차 가격 할인 기조가 이어지며 완성차 기업들이 원가 개선을 위해 배터리 제조사들을 압박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순익은 79억 달러, 매출은 251억7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0.71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2%를 기록해 전년 16%보다 크게 감소했다.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BYD)는 지난해 초부터 독일, 중국 등 전기차 수요가 높은 국가를 대상으로 가격 할인을 진행하며 맞붙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익을 개선하기 위해 원가 중 40%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단가를 낮추려 할 것이라는 관점이다.
테슬라는 최근 실적 보고서에서 "2024년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2023년에 달성한 성장률보다 현저히 낮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전국자동차딜러협회(NADA) 회장은 "2032년 전기차 침투율을 67%로 제시(HEV 및 PHEV 미포함, 순수 전기차 EV만으로 67%)한 미국 정부 목표치에 대해 지금 이 행사장에 있는 누구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려했다.
이와 반대로 전기차 산업은 지속해서 성장할 사업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환경규제 강화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이유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현대자동차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 및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에 따라 전기차·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 및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에 따라 전기차·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캘리포니아 주는 지난해 2035년부터 주 내 휘발유 차량 판매를 금지하고 모든 대형 트럭 판매의 절반을 완전 전기차로 전환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환경보호청으로부터 받았다. 캐나다도 지난해 12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하는 '탈 가솔린' 규제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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