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각 사 제공
5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각 사 제공

시중은행이 '돈 잔치', '이자 장사' 비판에 직원 희망 퇴직금과 임금 인상률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노조는 5%대 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나 정부와 금융당국 기조에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올해 임단협에서 성과급 규모를 통상임금의 230%, 임금인상률을 2%로 결정했다.  지난해 임금인상률과 성과급은 각각 3%, 280%에 현금 340만원으로 작년 대비 규모가 줄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해 5% 이상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사용자 측과 교섭에 나선 바 있다.

금융노조는 코로나19 시기 금융사들이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직원 임금 인상 폭이 1~2%에 불과했고 2022년 물가상승률이 5%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5% 이상 이상을 요구했다.

당시 금융노조는 총파업에 나서며 강경한 대응에 나섰으나 올해 KB국민은행뿐만 아니라 NH농협은행도 성과급을 지난해 통상 임금 400%에 현금 200만원에서 올해 200%에 300만원으로 낮췄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성과급 300%, 우리사주 61%에서 올해는 각각 230%, 51%로 줄었다.
지난 11월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직원 평균 근로소득은 1억933만원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여러 차례 고금리로 자영업자와 서민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은행이 높은 성과급을 제공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은행권이 공동으로 민생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하기 전 금융당국의 요구에 맞춰 임원진 연봉 삭감 등의 방안이 논의된 만큼 노사간 이해가 맞았다는 분석이다.

희망퇴직금도 크게 줄었다. 국민은행은 1972년 이전 출생자 대상 희망퇴직을 받으며 근무 기간 등에 따라 18∼31개월 치 급여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퇴직금은 23~35개월분이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근무기간에 따라 지난해 최대 36개월 치 급여를 지급했으나 올해는 31개월 치로 줄였다. 우리은행은 1968년생에게는 월평균 임금 24개월 치, 1969년 이후 출생자부터는 31개월 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책정했다. 1년 전에는 1967년생에게 24개월, 1968년 이후 출생자에게는 36개월분을 지급했다.

NH농협은행은 만 56세 이상 직원에게는 28개월 치, 일반 직원에는 20개월 치 임금을 지급한다. 지난해에는 만 56세 이상 직원 퇴직금은 같았으나 일반 직원에게는 최대 39개월분 임금을 제공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여론이 워낙 안 좋기도 했고 민생금융 지원안을 위해 내놓은 금액도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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