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국정 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국정 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국정 감사에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문제로 진땀을 뺐다. 시중은행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이 정부 방향과 맞지 않다고 비판했지만 60대가 대출을 받는 등 정부 정책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 허점이 드러난 까닭이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 감사에 참석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 정책 상품인 5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 총 취급액 중 10.8%가 40대 이상 차주에게 나갔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8월 내놓은 5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은 만 34세 이상 혹은 신혼부부 대상 상품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하지만 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40대~60대 특례보금자리론 시행 건수는 총 803건이다. 신혼부부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감에서는 김 위원장이 만 34세 이상에게도 대출이 진행됐다는 점을 알지 못해 비판이 일었다. 강 위원장은 "이 자료가 사실이고 또 김 위원장께서 이 사실을 몰랐다면 이는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고 김 위원장은 "사실이 맞다면 잘못 운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이 나이제한 등을 걸지 않아 정책과 방향이 맞지 않는다며 "수익확보 상품"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또한 김 위원장은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대해 "최근 발생한 내부통제 사고는 시중은행 심사 과정에 반영할 것"이라면서도 "법에서 정해진 가이드라인이 있어 그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DGB대구은행은 최근 일부 직원이 고객 동의 없이 서류를 조작해 계좌를 추가 개설한 사실이 적발됐으며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모두 사법리스크에 얽혀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년 금융권 사고의 89%가 내부 직원 소행이라는 지적에는 "내부통제 기준 마련은 물론 제대로 작동할 의무까지 법으로 명시하겠다"고 답했다.

KDB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도 화두로 떠올랐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 식구도 설득하지 못하고 있는데 법 개정에 자신이 있으시냐"며 산업은행 노조와 합의 문제를 거론하자 김 위원장은 "지역이 살아야 지역은행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해 산업은행 본점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산업은행 간부가 노조 집행부와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관해 논의하고 있는 걸로 안다"며 "실무진은 노조를 만난 적이 있는데 제가 직접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질의에서 "만나려는 노력은 하고 있는데 못 만나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김 위원장은 "실무진이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착각한 것 같다"고 번복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야당 위원을 적극 찾아가겠다"며 "산업은행이 세부 기획안을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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