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업계 1위였던 바디프랜드가 노사교섭에서 식대를 직군간 차별 지급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지난달 열린 제20차 노사 교섭에서 출장직인 '배송·서비스팀'과 영업직인 '라운지팀'에 식대 월 2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제시했다. 문제는 배송·서비스팀의 식대에 출장비를 포함했다는 점이다.
현재 바디프랜드는 서울시 강남구 본사에 구내식당을 운영 중이다. 본사 내근직은 1회 3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구내식당의 음식수준은 8000~9000원에 판매되는 일반 식당 메뉴와 유사하다고 알려졌다. 본사 내근직은 회사로부터 하루에 5000~6000원, 월 12만원가량 지원 효과를 간접적으로 누리는 셈이다.
반면, 여타 직군의 식사 관련 복지는 열악한 편이다. 배송·서비스팀은 출장비 명목으로 하루에 7000원씩 지원 받고 있으나, 별도 식대는 제공되지 않는 상황이다. 라운지팀은 주말과 공휴일 출근 시에만 식대 명목으로 법인카드를 8000원 이내 사용할 수 있다. 평일에는 불가하다.

한 달 동안 평일이 22일, 휴일이 8일이라면 배송·서비스팀은 출장비 15만4000원을 받고, 라운지팀은 최대 6만4000원 식대를 받는다. 출장비와 식대를 합쳐 20만원 지급한다는 사측 제시안으로 바뀔 경우, 배송·서비스팀의 실질적인 식대는 5만원이 채 안되는 것이다.
직군마다 식대를 차별 지급하는 것은 위법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지난 2012년 3월 대법원은 "중식대는 실비변상 내지 복리후생적인 목적에 따라 지급되는 것으로서 업무의 범위, 업무의 난이도, 업무량 등에 따라 차등하여 지급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며 A은행 기간제근로자의 중식대 차별 지급은 불리한 처우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또 2019년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B은행 등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제기한 파견근로자의 식대 차별 관련 항소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일반 근로자와 업무 내용에 큰 차이가 없다면 파견근로자에게도 복리후생 급여를 동일하게 지급해야 한다는 게 골자였다.
민주노총 바디프랜드지회 관계자는 "이미 배송·서비스팀이 출장비로 월 15만원 정도 받고 있는데, 갑자기 식대와 합쳐서 20만원 지급한다는 건 납득이 어렵다"며 "원래 출장비에 식대가 포함됐던 거라면 왜 라운지팀의 식대 8000원보다 적게 줬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사측은 식대 통합 20만원을 제안하면서 나머지 교섭 쟁점 모두 양보하라는 조건까지 붙였다"며 "단체협약을 비롯해 60개 이상의 안건이 남아있는데, 식대를 100만원까지 올려줘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외근직 식대에 5만원만 추가 하는 것은 노조측 제시안으로 당사의 입장과는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현재 직군별로 업무 특성을 고려해 지원이 필요한 경우 식대를 지급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노조 측이 일부 직원들에 대한 무리한 식대 추가 지급을 요구해 식대 전반에 대해 다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지난달 12~15일 첫 파업에 이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추석연휴와 한글날에 걸쳐 12일간 2차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추석명절이 안마의자 업계 성수기로 꼽히는 만큼 파업이 진행될 경우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지난해 6월부터 총 20회 교섭을 통해 △차별 없는 식대 지급 △수당 지급기준 공개 △동종업계 평균 수준의 임금 보장 △노조 활동 보장 △단체협약 문제 등 해결을 요구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