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바디프랜드의 성평등 지표가 꾸준히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수상한 '양성평등(여성) 일자리 최우수상' 이력이 무색한 결과다. 지난해 7월 경영진이 교체됐음에도 악화일로는 여전해 경영권 분쟁으로 성평등 정책에 소홀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디프랜드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남녀 직원간 근속연수 격차가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남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2019년 2.7년 △2020년 3.2년 △2021년 3.4년 △2022년 4.1년 등이고 여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2019년 2.5년 △2020년 3.0년 △2021년 2.8년 △2022년 2.9년 등이다. 남직원의 경우, 2년대에서 4년대까지 꾸준히 증가하는 동안, 여직원은 3년 이하에서 내내 머물면서 근속연수 격차가 0.2년에서 1.1년까지 5배 이상 벌어졌다.

한편, 남직원의 평균 급여는 △2019년 4446만 원 △2020년 4476만 원 △2021년 5060만 원 △2022년 4400만 원 등이고, 여직원의 평균 급여는 △2019년 3234만 원 △2020년 3314만 원 △2021년 3692만 원 △2022년 3044만 원 등이다. 2021년(685억원)까지 우상향하다 2022년(241억원) 64.8% 급감한 바디프랜드 영업이익에 따라 남녀 급여 모두 2021년까지 함께 인상되고 2022년에 삭감됐다.
하지만 급여 인상률과 삭감률에서 남녀간 차이가 두드러지면서 임금 격차는 인상 전보다 늘어난 모양새다. 2021년 남직원은 13.0%, 여직원은 11.4% 급여가 인상되면서 격차가 200만 원 이상 벌어졌다. 그런데 2022년 남직원 급여는 13.0% 떨어져 2020년 급여인 4400만 원대로 돌아간 반면, 여직원 급여는 17.6% 삭감되며 2020년보다 약 300만 원 낮은 3000만 원 초반대에 주저앉았다. 여직원의 급여 인상률이 적은데 삭감률은 더 높은 것이다.

정규직율 격차도 문제다. 2020년까지 7% 내외에서 맴돌다 2021년 2배 가까이 훌쩍 뛰었다. 남직원의 정규직율은 △2019년 92.3% △2020년 92.7% △2021년 89.3% △2022년 88.4%이고, 여직원의 정규직율은 △2019년 85.2% △2020년 85.8% △2021년 76.7% △2022년 76.6%이다.
남녀 모두 정규직율이 떨어지고 있으나 남직원의 경우 4년간 3%대 하락율을 보인 반면, 여직원은 10% 가까이 급감해 70%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이에 바디프랜드 경영진이 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데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바디프랜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임원 이취임이 10회 이상 이뤄지면서 △2019년 7명 △2020년 7명 △2021년 8명 △2022년 7명 등 변동이 있었다.
2019~2022년 사업보고서 상 전현직 임원 구성을 보면 1955년생부터 1990년생까지 연령별 다양성을 보였으나 전원 남성으로 단 한 번도 여성 임원이 선임된 적 없다. 최근 대기업, 중견기업에서 여성 등기 임원수가 늘어나는 추세에 역행하는 면모라 할 수 있다.
지난 3월 메리츠자산운용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문기업 서스틴베스트가 국내 354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등기 임원수가 1명 이상인 기업이 2019년~2021년간 3배 가까이 늘었으며, 남녀 근속연수와 급여 격차도 줄어드는 등 성평등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2019~2022년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배송 관련 직무를 대거 채용하느라 남직원 비중이 높아졌다. 또 직원 연령대가 젊은 편이라 육아휴직 후 미복귀하는 여성도 있었다"며 "직무에 따라 성차별 없이 적합한 인재를 채용 중이며 최근 직원 성비는 반반에 가깝다"고 말했다.
임원 구성에 대해서는 "과거에도 여성 임원이 있었으며 성별과 관계 없이 능력 있는 인물을 선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7월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브라더스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은 비에프하트투자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바디프랜드 경영권 46.3%를 공동 인수했으나 허명지 기타비상무이사(한앤브라더스 대표)가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임되는 등 갈등을 빚고 법적 분쟁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