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안마의자 시장을 석권했던 바디프랜드가 창사 16년만에 첫 파업 위기를 맞닥뜨렸다. 지난해 6월부터 17차례 노사 교섭을 이어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교착상태에 머무른 까닭이다.
지난 1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 지회(이하 노조)는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두고 교섭을 시도했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오는 9일 최종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교섭기간 노조는 지속적으로 △수당 지급기준 공개 △동종업계 평균 수준의 임금 보장 △차별 없는 식대 지급 △노조 활동 보장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경영실적 부진을 사유로 일부 내용만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디프랜드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1년까지 우상향하다 2022년 역성장했다. 실적은 곧 직원 급여에 반영됐다. 직원 평균연봉은△2019년 4141만 원 △2020년 4186만 원 △2021년 4686만 원 △2022년 3994만 원 등이다.
문제는 임원보수 총액이다. △2019년 14억7557만 원 △2020년 19억1445만 원 △2021년 29억5630만 원 △2022년 51억778만 원으로, 실적과 무관하게 해마다 증가폭을 늘려온 까닭이다.
영업이익이 2020년 26.7%, 2021년 31.2% 신장하는 동안 직원 평균연봉은 2020년 1.1%, 2021년 11.9% 소폭 상승한 데 비해 임원 보수총액은 2020년 29.7%, 2021년 54.4% 널뛰었다. 또 영업이익이 추락한 2022년, 직원 평균연봉은 14.8% 줄은 반면, 임원 보수총액은 72.8% 폭증했다.
사측은 2022년 경영구도 변화로 지급한 임원 퇴직금이 보수총액에 포함됐다며 실질적인 임원보수는 전년 대비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당시 박상현 대표, 정진환 감사, 공덕현 실장 등은 임원직에서 물러나면서 각각 19억294만 원, 2억8130만 원, 2억547만 원을 수령했다. 무려 지난해 임원보수총액의 46.8%에 달하는 규모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퇴직금을 제외하면 임원보수는 전년 대비 8% 감액됐다"며 "공시 상 임원보수의 증액은 퇴직금 지급으로 인한 착시효과"라고 말했다.
퇴직금에 대해서는 "해당 임원이 장기간 근무한 점이 반영됐다"며 "퇴직금액은 적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2019년 직원에게 퇴직금을 체불한 혐의로 형사 입건된 장본인"이라며 "경영악화에도 수십억 원 규모의 '황제 퇴직금'을 받아가는 건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직원급여가 오를 때 임원급여가 배로 늘어나는 등 불합리한 수당체계, 동종업계 최저 수준의 임금 문제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최종 협상과 별개로 8~9일 이틀간 파업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과반수가 찬성 시 최종 협상 결과에 따라 곧바로 바디프랜드 사상 첫 쟁의행위에 돌입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