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허인 부회장, 이동철 부회장, 양종희부회장, 박정림 KB금융지주 총괄부문장. 사진=KB금융지주
(왼쪽부터) 허인 부회장, 이동철 부회장, 양종희부회장, 박정림 KB금융지주 총괄부문장. 사진=KB금융지주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후보 6명을 발표했다. 윤종규 회장이 4연임을 뒤로 하고 용퇴를 결정하면서 근 1년 동안 4대 금융지주 중 3곳의 수장이 바뀌게 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KB금융 회장 절차가 업계 모범이 되길 바란다"고 꼭 짚어 언급한 만큼 회장 후보와 선출 과정에도 관심이 모인다.

8일 KB금융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를 공개했다. 내부 인물은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 △이동철 KB금융지주 부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박정림 KB금융지주 총괄부문장(KB증권 대표이사) 등 4명으로 업계 예상과 맞아떨어졌다.

KB금융은 외부 후보 2인은 본인 요청에 따라 익명성을 보장하기로 했으며 향후 숏리스트를 6명에서 3명으로 압축 시 해당 명단은 모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인 부회장은 지난 2017년~2021년 말까지 KB국민은행장을 역임했으며 당시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에 휘말리지 않았다.

허 부회장은 2018년 국민은행장 재직 당시 '디지털 전환'을 선포하고 'KB스타뱅킹'과 자산관리 플랫폼 'KB마이머니', Z세대 특화 금융 플랫폼 '리브' 앱 3종을 개편했다.

이후 부회장직에 오른 허 부회장은 개인 고객, WM(자산관리), 연금, SME(소상공인) 부문 총괄을 맡아 '리브' 플랫폼을 '리브넥스트'로 변경하고 자산관리 브랜드 'KB GOLD&WISE the FIRST'를 선보였다. 허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법학과 80학번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1학년 후배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2003년 인도네시아 BII 은행 인수에 참여하며 당시 KB국민은행 재무전략본부장이던 윤 회장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KB국민은행 전략기획 본부장, KB생명보험 경영관리 부사장을 거쳐 2018년 KB국민카드 사장으로 부임하며 은행과 비은행 경력을 두루 쌓았다.

이 부회장은 국민은행 사장 재직 당시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등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양 부회장은 2014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팀 상무 시절 LIG손해보험 인수 실무를 주도하면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15년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맡았고 2020년까지 대표 자리를 지켰다.

부회장직에 오른 뒤에는 디지털, IT부문 총괄을 맡아 'KB스타뱅킹'을 슈퍼 앱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다.

박 부문장은 2004년 국민은행에 입행 후 10년 만에 리스크 관리본부 부행장 자리에 올라섰다. 2017년에는 국민은행과 KB증권 WM부문 부사장을 겸임했고 2019년 KB증권 회장 부임 이후에는 2년간 KB증권의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박 부문장이 회장직에 오르면 여성 최초 국내 금융지주 회장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지난 2014년 KB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M&A(인수합병)을 여럿 성공시키며 실적 확대를 이끈 윤 회장은 지난 6일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위해 KB금융의 바통을 넘길 때가 됐다"며 "KB금융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딩금융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분이 후임 회장에 선임되길 바란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1995년생, 올해 만 68세로 KB금융 회장 나이 제한(만70)보다 여유가 있어 4연임 가능성이 거론됐다.

하지만 지난 6월 이 원장이 "KB금융 회장 절차가 업계 모범이 됐으면 한다"며 "다른 후보에게도 공평한 기회 제공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발언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 원장은 이후에도 "KB가 선진적이고 선도적인 선례를 만들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윤 회장의 용퇴 결정이 이 원장의 발언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분위기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는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연임을 포기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손 전 회장의 경우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판매 관련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았고 임기 만료가 다가오자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이 'CEO 책임론'을 거론한 바 있다.

한편 KB금융지주는 오는 29일 숏리스트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를 진행 후 9월 8일에는 후보자 3인 대상 2차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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