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2600선에 안착하면서 하반기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이며 최대 275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08포인트(0.67%) 상승한 2643.73포인트에 거래를 시작했다.

코스피 지수 상승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확대가 유효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3년 5월 이후 국제 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 증권 투자액은 114억3000만 달러, 한화로 약 15조1700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32억5000만 달러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난달 순유입액 중 24억8000만 달러는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됐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 지속, 미 부채한도 협상 타결 등 영향으로 주식자금 순유입 규모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600포인트 안착을 시도 중"이라며 "주요 순매수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로 연초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13.3조원, 지난해 7월 이후로 넓히면 22.7조원을 순매수했다"고 말했다.

이는 카드채 사태,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최근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200 선물 순매수를 함께 진행하며 대형주 위주 상승 환경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반도체 종목 집중이 눈에 띈다. 노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이익 전망을 따른다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IT가 핵심"이라며 "이어 유틸리티와 조선, 화학 등에서 초과 수익을 노리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증권사는 하반기 코스피 전망 밴드를 높여 잡았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3년 하반기 코스피 타겟을 종전 2200~2600포인트에서 2350~2750포인트로 상향조정한다"며 "분기별로는 3분기 2350~2700포인트를 거쳐 내년 1분기 2500~2,850포인트 순의 계단식 상승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 시장 전망 상향조정에 대해 "엔비디아의 1분기 호실적이 자극했던 글로벌 인공지능(AI) 밸류체인 관련 중장기 낙관론은 국내 반도체 대표주식의 밸류 부담 및 잠복 실적 불확실성을 희석하며 대규모 외국인 러브콜과 탄력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장래 정책금리 경로와 시장의 기대를 둘러싼 괴리가 5월 중순부터 빠르게 축소된 덕이다.

채권시장은 하반기 미국 실물경기 경착륙과 은행 리스크 추가 확산을 이유로 연내 3회 금리인하를 예상했으나 소비·서비스 경기의 순항과 여전히 타이트한 고용시장을 재확인하며 연준의 'Higher for Longer(더 높고 더 길게)' 기조에 준하는 연내 1회 미만 인하로 크게 달라졌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하반기 전망치를 2350~2750포인트로 올렸다. 이 연구원은 "다음 거품이 있다면 AI가 정답"이라며 "화이트 칼라 인건비 감축을 넘어 많은 부문에서 인간의 서비스업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관련 종목 내에서도 차별화가 극심하고 소외된 중소형주는 아직 상승 여력이 있지만 초대형주는 상승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2~3분기는 반도체와 자동차, 3~4분기는 산업재의 우위를 전망한다"며 "2분기 말까지 반도체, AI 관련 종목이 상승을 이어가고 3~4분기에는 물가 기저효과와 금리인하 기대가 소멸하며 지수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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