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롯데 등 재계가 2023년 상반기 전략을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짜기에 돌입한다. 특히 반도체 실적부진이 큰 만큼 관련 사업 전략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말 2023년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삼성전자 최대 회의로,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개최된다. 각 사업부문장 주제로 국내외 임원급 인사들이 모여 하반기 사업 전략을 논의한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오는 20일 경계현 사장 주제로 전략회의를 열릴 예정이다.  반도체 수요 위축과 재고 조정 등 여파로 부진한 실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DS부문에서 4조5000억여원 영업손실을 냈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D램은 서버 등 고객사 재고가 높아 수요가 부진했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도 수요 위축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가전·모바일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전략회의는 한종희 부사장 주제로 20~22일에 열릴 예정이다. 소비침체로 부진한 가전 부문 경쟁력 강화와 하반기 공개 예정인 갤럭시Z폴드5·플립5 흥행전략 등이 안건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가전사업부는 시장 비수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가 맞물려 지난해 4분기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올 1분기 영업이익도 1900억원에 그쳤다. 반면 갤럭시 S23 시리즈 판매 호조로 올해 1분기 실적방어에 공을 세운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하반기 전략 신제품 공개행사(언팩)을 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여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추후 사업전략 등을 보고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오는 15일 경기도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2023 확대경영회의'를 진행한다. SK확대경영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CEO 세미나와 함께 SK그룹 경영진이 모여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대표적인 연례회의로, 상반기 경영 현황을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 수립에 나설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장동현 SK(주)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CEO 20~3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SK하이닉스 실적 부진에 대한 대책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져 올해 1분기 3조4023억원의 영업손실(영업손실률 67%)을 봤다.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손실이 확대됐다.

지난해 확대경영회의에서 최태원 회장은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다시 구성하고 경영시스템도 재구축할 것을 주문한 만큼 관련 점검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다음 달에 하반기 경영 전략을 논의할 VCM(Value Creating Meeting)를 연다. 신동빈 회장과 계열사 대표들이 지속 성장을 위한 해법을 논의한다. 롯데는 1월과 7월, 일 년에 두 번 VCM을 진행한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 참석 여부도 주목된다. 신유열 상무는 올해 1월에 열린 VCM에서 처음으로 참석한 바 있다. 다만 하반기 VCM 날짜와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주재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지난달 8일부터 3주간 계열사별 경영전략보고 회의를 마무리했다. LG그룹은 매년 상반기에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전략보고회를, 하반기엔 경영실적과 다음 해 사업 계획을 논의하는 사업보고회를 연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선 특히 침체된 반도체 시장의 수요처 증진과 재고 문제가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하반기에 이뤄지는 회의는 연초 회의와 달리 제품 관련 마케팅 등 판매 위주의 논의가 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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