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에 돌입한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및 생활 가전 판매 부진에 대한 전략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반기 공개 예정인 갤럭시Z폴드5·플립5 흥행전략 등도 안건에 오를 전망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부문)은 경계현 사장 주재로 경기도 화성캠퍼스에서 20일 하루 동안 전략회의를 진행한다.

디바이스 경험(DX부문)은 한종희 부회장 주재로 수원 사업장에서 20일부터 사흘간 진행한다. 세부적으로는 스마트폰 사업 MX사업부(20일), VD(영상디스플레이)·DA(가전)사업부(21일), 전사사업부(22일) 순으로 진행한다.

삼성은 사업부문장 주재로 매해 6월과 12월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 인사 500~600여명이 모여 사업 부문 현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연다. 12월 회의는 새로운 임원단과 함께 다음 연도의 중장기적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라면, 6월 회의는 남은 하반기 제품 판매전략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삼성전자는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지속되는 글로벌 침체에 대응하고 사업별 전략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반도체 수요 위축과 재고 고정 등 여파로 부진한 실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DS부문에서 4조5000억여원 영업손실을 냈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D램은 서버 등 고객사 재고가 높아 수요가 부진했으며,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도 수요 위축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디바이스경험 부문 전략회의도 소비침체로 부진한 가전 부문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영상디스플레이(VD) 가전사업부는 시장 비수기와 글로벌 경기침체가 맞물려 지난해 4분기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영업이익도 1900억원에 그쳤다.

갤럭시 S23 시리즈 판매 호조에 힘입은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서는 하반기 전략 신제품 '갤럭시Z폴드5·플립5' 흥행전략 안건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제품 공개행사(언팩)를 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여는 방안이 거론되는 만큼 관련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전략회의에선 지난 2017년 2월 미래전략실 폐지 이후 처음으로 삼성 전 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긴급회의를 열었다. 비상경영에 돌입한 삼성전자 위기 상황을 전 계열사에 공유하고 그룹 차원의 대비책을 공유한 바 있다. 당시 반도체 경기 악화와 수요 위축, 고금리 등 경제 약재에 대한 대응책 마련과 그룹간 시너지 확대 방안을 모색했는데, 올해 전략회의에서도 이와 관련한 점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추후 사업전략을 보고 받을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 6월에 열리는 회의는 중장기적 논의가 이뤄지는 자리기보다 남은 하반기 제품 판매와 마케팅을 어떻게 진행할지와 같은 세부적인 전술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올해는 반도체 재고 문제와 모바일 신제품 판매를 어떻게 확대해 나갈지가 주로 논의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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