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개비무늬 수막새. 사진 제공= 국립익산박물관
바람개비무늬 수막새. 사진 제공= 국립익산박물관

1960년대부터 연구된 180여기의 전북지역 고대 성곽을 조명하고 연구성과를 소개하는 '전북의 고대 성곽' 특별전시가 10일 국립익산박물관에서 개막했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적의 침입이나 자연재해로부터 목숨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흙이나 돌로 들판이나 산 위에 거대하게 ‘성곽’을 쌓았다. 조선시대 관리인 양성지(1415~1482)가 우리나라를 ‘성곽의 나라’라고 했듯이 한반도 남부에는 현재 약 1900여개의 성곽들이 남아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고대를 중심으로 전북지역에서 확인된 옛 성곽의 특징과 함께 25개의 성곽에서 발굴된 유물 등 290건 380점의 전시품을 한자리에 모아 종합적인 시각에서 살펴본다. 전북지역에서 지난 60년 동안 쌓아온 전북지역 고대 성곽연구 성과를 종합적으로 소개한다.

'1부: 시간의 울타리를 넘다'에서는 성곽의 성격과 용도, 기능 등을 살펴보고, 성곽을 쌓고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차례로 만나본다. 먼저, 고구려 연천 호로고루성 성돌·백제 진안 합미산성 성돌·신라 남원 아막성 성돌로 실제 성돌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성곽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집수정(물을 모으는 곳)에서 출토된 유물과 성곽에서 출토된 다양한 무기 등으로 성곽에서 생활한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했다. 

'2부: 역사와 문화를 쌓다'에서는 전북지역의 고대 성곽을 산맥과 물줄기를 기준으로 크게 여섯 개의 권역으로 구분하여 그 특징과 조사 성과를 살펴본다. 이를 바탕으로 전북지역 고대 성곽 분포의 의미를 밝히기 위해, 25개의 성곽에서 출토된 삼국시대~후백제 시기 유물을 전시했다. 고대 산성의 대부분이 백제의 도성인 부여와 익산을 중심으로 전북 동부지역으로 진출하는 주요 길목에 위치하고 있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백두대간을 경계로 신라의 산성들과 대치하는 특징도 확인된다. 

'3부: 역사의 흔적을 간직하다'에서는 지금까지의 전북지역 성곽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이 지역 성곽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살펴본다. 전북지역에는 백제의 왕궁인 익산 왕궁리유적과 이를 방어하기 위한 주변의 성곽들이 있으며, 완주 배매산성과 같이 백제가 전북지역에 진출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점성, 사비기(538~660) 백제 지방통치의 중심인 5방성 중 중방성(中方城)으로 추정되고 있는 정읍 고사부리성의 의미를 밝혔다. 이

이어 최신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백두대간을 경계로 백제와 신라가 각축전을 벌였다는 증거인 남원 아막성, 백제가 금강상류를 사이에 두고 가야·신라와 격전을 펼쳤던 진안 와정토성과 같은 중요 성곽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삼국시대 이후 통일신라~후백제 시기에는 기존 성곽들을 재사용하여 활용한 흔적들도 함께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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