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한파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KB증권이 유일하게 조 단위 실적을 올리며 순항했다. 주관 IPO 수는 많지 않지만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딜을 진행한 덕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1PO 8건을 주관하고 총 13조4478억원의 공모 총액을 기록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에서 이뤄진 기업공개 공모 총액은 16조1038억원으로 KB증권이 총액의 83% 이상을 담당했다.

KB증권 주관 예정이었던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원스토어, CJ올리브영 등 대어로 꼽히는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철회에 나섰음에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것이다.

이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 불렸던 LG에너지솔루션 단독주관뿐만 아니라 산돌, 모델솔루션, 등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기록한 알짜기업의 공모를 주관한 덕이다. 산돌, 모델솔루션은 각각 113.53대1, 1514.8대1의 최종 경쟁률을 기록했다.

2위는 5개 기업공개를 주관한 신한투자증권으로 6020억원의 공모총액을 기록한 신한투자증권이 차지했다.

그간 IPO 강자 자리를 지켜왔던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각각 5531억원, 5219억원, 4393억원의 공모총액을 기록하며 3위~5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은 15개의 기업 공모를 담당했으나 공모총액은 전년 8조9136억원 대비 93% 감소했다.

NH투자증권은 컬리 주관사로 이 두 기업의 상장이 예정대로 진행됐을 경우 미래에셋증권을 제칠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상장 심사가 지연되며 5위로 마무리 지었다.

내년 케이뱅크, 컬리, 골프존카운티, 11번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오아시스, CJ올리브영 등 올해 상장에 도전했으나 심사가 늦어졌거나 철회 후 재도전 의사를 밝힌 기업이 주식시장 입성에 열의를 내비치고 있으나  증권사 IPO 실적은 내년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증시 침체가 길어지면서 공모 철회는 물론 투자자 참여 역시 시들해진 탓이다.

아울러 금융위원회가 지난 18일 상장 당일 가격변동폭을 공모가 기준 60~400%로 제한하는 '허수성 청약 방지 등 기업공개(IPO) 건전성 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된 뒤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하는 것)', '따상상' 등이 사라지게 된 만큼 공모로 대박을 노리는 투자자가 더욱 적어질 전망이다.

DB금융투자 유진형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위험 확대와 금리 상승이라는 매크로 변수가 IPO 시장 부진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 기준금리 인상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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