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따상, 따따상을 기록하며 흥행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올해는 투자심리 냉각으로 아쉬운 마무리를 지었다. 연내 상장을 마치려는 기업 수요는 커녕 올해 약 13곳의 기업이 상장을 철회하는 등 IPO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모습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바이오노트는 공모가 대비 11% 증가한 1만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바이오노트는 올해 마지막 기업공개 대어로 꼽힌 기업이다. 유전자 재조합 항원, 항체 신속 개발·대량 생산 및 동물 진단을 전문으로 한다.
바이오노트는 기존 희망 공모가를 2만2000원~1만8000원으로 책정했으나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수요조사에서 1만원 이하의 가격을 써내며 공모가를 크게 낮췄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완주 자체가 의외라는 반응이다. 올해 현대엔지니어링, 올리브영, 바이오인프라, 밀리의서재, 태림페이퍼, 원스토어, SK쉴더스, 라이온하트 등 굵직한 기업이 연이어 상장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선진뷰티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자이언트스텝 등 15개 종목이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2배를 기록한 이후 상한가를 형성하는 ‘따상’을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자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으나 상장 첫 날 17% 하락한 가격에 거래됐다.
지난 8월 코스피에 입성한 차량 공유 플랫폼 ‘쏘카’는 전일 종가가 2만800원으로 공모가 2만8000원 대비 25.7% 하락했다.
공모금액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IPO 공모금액은 총 19조7084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공모액은 15조4920원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 70곳은 시초가 대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에 있어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면서 국내 증시 역시 내림세를 탔다. 연초 2988.77포인트로 시작했던 코스피 지수는 이달 2300선까지 하락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2%를 향해 지속 하락한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증시는 당분간 상승 전환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에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이 생각하는 최종 금리는 5.1%로 이전보다 0.5%p 높아졌다.
DB금융투자 유진형 연구원은 “IPO 시장 침체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중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올해 상장 기업의 주가 하락으로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고 발이 묶인 기관투자자가 많은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