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당시즌에 접어든 4대금융지주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다. 금융당국이 배당 규모 결정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금융지주가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도 확고해 매수심리가 더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전일 대비 각각 1.15%, 1.05%, 2.69%, 1.15%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금융지주는 호실적을 바탕으로 자사주 소각을 포함해 배당성향을 30%까지 올리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먼저 KB금융지주는 지난달 25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4분기 의미있는 배당정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 서영호 전무는 “자사주 매입을 포함해 배당이 경쟁사 대비 뒤처질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올해 누적 1500원의 분기배당을 시현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주주환원율 30% 이상을 목표로 현금배당을 점진적으로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이태경 부사장은 “자체 스트레스 테스트는 물론 금융감독원 기준으로도 높은 수준의 자본 적정성을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500억원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했으며 3분기까지 누적 1200원의 분기배당금을 지급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반기 남은 자사주를 소각하고 내년 월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 개정을 작업 중이다.
우리금융지주 또한 2021년 기준 스트레스 테스트 시 금융당곡 규제 비율을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중간배당으로 각각 800원, 150원을 지급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4대 금융지주는 금융당국의 권고로 배당성향을 축소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장기화에 따라 불확실성 대응을 위해 보수적인 자본관리가 필요하다며 배당성향을 15%~25%로 제한할 것을 권장했다.
이에 4대 지주는 2020년, 2021년 각각 21%, 25%의 배당성향을 보이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대 금융지주 배당성향 평균은 26%다.
레고랜드 발 채무 불이행 사태로 채권 시장 경색이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악화하고 있지만 올해는 배당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증권사, 자산운용사 연구원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은행, 김융지주의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과 가격 결정 등에 금융권의 자율적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금융당국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덕이다.
이는 투자자 불안을 잠재우려는 조치로 보인다. 올해 금융시장이 급격한 변화를 겪은 만큼 시중은행의 자금 중개기능이 중요해진 데다 강달러 현상과 미국과 한국 간 기준금리차 확대가 이어지면서 외국 투자자본 유출 우려가 커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연구원들 역시 “배당 등 자본규제는 해외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요소”라며 “한국 금융회사의 거버넌스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그리 높지 않은 상태로 해외 선진 자본시장과 같이 금융권의 자율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