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트 매장. 
파리바게트 매장. 

SPC그룹 파리바게뜨를 상대로 한 민주노총 화섬노조의 시위 및 불매운동 등 투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민노총 노조는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교섭대표 노조인 한국노총을 제끼고 개별교섭권을 얻기위한 정치적 목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SPC는 제빵기사들을 직접 고용하는 한편, 임금 대폭 인상은 물론 복리후생 대폭 개선 등 여러 조치를 취했음에도 장기화되는 민주노총의 투쟁에 멍들어가고 있다. 


법원 "SPC, 사회적 합의 이행했다" 취지 판결...민노총 반박하며 투쟁 이어갈 듯


14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사회적 합의를 이행했다는 취지의 법원 판결을 받았다. 

지난 2017년 파리바게뜨 민노총 지회는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 불법 파견 문제를 고발했다. 같은 해 고용노동부도 본사가 제빵기사를 불법 파견 형태로 고용했다고 결론을 내고,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렸다.

SPC는 2018년 1월 자회사를 설립해 이들을 고용하고, 3년 내 본사 정규직과 급여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기로 하는 사회적 합의에 동의했다. 당시 사회적 합의에는 SPC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시민대책위 가맹점주협의회 등이 참여했다.  

SPC는 민노총이 비협조하고 있는 항목을 제외하고 사회적 합의를 모두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4월 피비파트너즈 설립 3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에서 3년간 임금을 총 39.2% 인상했고, 복리후생도 파리바게뜨와 동일 수준으로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매년 노사간담회를 통해 소통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도 해왔다고 했다.

실제 법원 역시 이를 인정했다. 법원은 "PB파트너즈 제조기사들의 임금을 파리크라상과 동일한 수준으로 지급하기 위하여 유의미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화섬노조 측의 참여 아래 피비파트너즈 소속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 등 사회적 합의 이행이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다고 봤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놓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법원이 사측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번 판결로 민노총 파리바게뜨지회는 향후 대규모 집회와 기자회견을 개최할 경우 사회적 합의 미이행이라는 시위 문구를 사용하지 못한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 각 위반행위 1회당 100만원을 회사에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민노총 노조는 이를 반박하며 투쟁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민노총 노조 및 지지단체 각종 투쟁으로 SPC 이미지 저하 및 점주들 피해 누적


10월 초 민노총 소속 제빵기사들을 지지하는 단체인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공동행동)은 "회사가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파견 노동자의 급여가 파리크라상 정규직 노동자 임금의 평균 101%에 달해, (자회사의 임금이) 본사 수준을 초과했지만 실제 급여명세서를 통해 비교한 결과는 85% 수준에 머물렀다"며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SPC 사옥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공동행동의 1인 피켓 시위가 직영점은 물론 가맹점 앞에서도 진행되며 가맹점주들의 피해까지 발생하는 실정이다. 

지난 8월 초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도 복구작업을 벌이는 가맹점 앞에서 불매운동을 벌여 가맹점주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점주들은 민노총 세력의 불매운동과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까지 출범시켰다. 

이러는 동안 SPC와 파리바게뜨 이미지가 속절없이 악화되고 있다. 민노총 노조의 주장 과정에서 전국 3400여곳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일하는 제조기사 노동자의 처우가 최악인 것처럼 악랄하게 묘사됐다. 일터를 최악의 일터로 매도하면서 SPC와 파리바게뜨 이미지를 추락시켰다

애꿋은 점주들의 피해도 누적됐다. 시위가 진행된 업소에는 이들이 두려워 가게를 가려다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특히 불매운동은 회사에 타격을 주기 위함인데 실제로는 3400여 개 가맹점주인 일반 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지회장 임종린 씨는 올해 5월까지 단식 농성을 50일 이상 전개하면서 "사람이 굶는데 어떻게 빵을 먹냐"는 여론까지 만들었다. 올해 5월엔 ‘옌’이라는 닉네임의 이용자가 ‘동네빵집_챌린지’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처음으로 제안했다. SPC 불매를 독려하며 전국 각지의 동네 빵집을 소개하는 게시물을 올리자는 불매운동의 일환이었다. 이런 운동들이 모두 점주들의 피해로 돌아온 것은 불 보듯 뻔했다. 


"민노총의 불순한 투쟁 목적은 개별교섭권 확보" 주장도


파리바게뜨의 교섭 대표 노조인 한국노총 PB파트너즈노동조합은 민노총 노조가 겉으로는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하지만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 현재 교섭대표 노조는 4200여명의 제빵기사가 소속된 한국노총이다. 전체 5% 미만 수준인 200여명에 불과한 민노총 소속 제빵기사들이 개별교섭권을 얻어내기 위해 시위를 벌이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민노총 파리바게뜨지회는 현재 사측에 개별교섭권을 요구하고 있다. 개별교섭을 통해서 조합원 탈퇴 종용과 승진차별 등의 부당노동행위 중단 등을 요구하고 합의하려는 목적이다.

민노총 화섬노조는 SPC 본사에 개별 교섭권과 함께 노조 전임자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제) 등을 요구했고, 한노총 반대에 부딪히자 사회적 합의 이행이 되지 않는다는 다른 명분을 내세워 SPC그룹 양재동 본사 앞에서 장기간 천막농성과 단식투쟁, 불매운동이라는 강경책을 들고 나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노총 PB파트너즈노동조합은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는 그동안 거짓 주장으로 우리 일터의 가치를 너무나도 많이 훼손시켜 왔다"며 "이런 억지 행태를 계속하는 이유가 교섭대표 노조인 우리 한국노총 PB파트너즈노동조합을 무시하고, 회사와 개별교섭을 하기 위한 불순한 목적에 있다는 점을 이제는 누구나 알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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