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업계에 캐릭터 '띠부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씰)' 열풍이 불면서 식품업체들이 너도나도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기존에 나온 경쟁사의 제품을 비슷하게 출시하거나 과거 단종됐던 제품을 다시 출시하는 방식으로 유사제품을 출시하는 사례도 있다. 일각에선 식품업체들이 경쟁사에서 내놓은 히트 상품과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으로 소비자를 현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이달 24일부터 단독 판매 중인 롯데제과 디지몬빵이 일주일 동안 25만개 판매됐다.
SPC삼립이 올 초 포켓몬빵을 16년 만에 재출시해 인기를 끌자 롯데제과도 디지몬빵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SPC삼립이 내놓은 포켓몬 빵은 올해 2월 출시 이후 약 7천만개 팔렸다.
디지몬 빵은 지난 2001년에 SPC 삼림에서 포켓몬 단종 이후 처음으로 출시됐으며 당시 포켓몬 빵 못지않게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 2009년에 재출시된 바 있다.
롯데제과가 디지몬 빵을 출시한 것은 히트 상품을 모방한 제품 출시로 비용은 아끼고, 인기에 편승하겠다는 노림수로 풀이된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디지몬 빵 관련 글이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따라쟁이 롯데가 또 롯데했구나 느낌이지만, 디덕(디지몬 덕후)으로서 참을 수가 없었음”, “포켓몬 빵에 맞서서 나온 느낌...포멧몬 빵 만큼 아이들에게 인기는 없을 수 있어도 20~30대 추억 자극하기 좋은 아이템”, “당시는 많이 안사먹었지만 옛것이 다시 나온다니 반갑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롯데제과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롯데제과에 디지몬빵을 출시해달라는 의견을 냈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제품 출시를 결정했다”며 “띠부씰이 담긴 빵이라고해서 유사제품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식품업계는 유행을 굉장히 많이 타는데, 나중에 나온 상품이라도 1등 상품 제품 콘셉트와 비슷하면 시장 점유율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
롯데제과는 과거부터 꾸준히 유사 제품을 출시해왔고 이 때문에 매번 질타를 받아왔다.
롯데제과는 오리온의 히트상품인 초코파이를 그대로 베낀 ‘코코아파이’를 1980년대 내놨고 이름을 초코파이로 변경했다. 이에 오리온은 롯데 초코파이를 고소했으나, 대법원은 초코파이는 보통명사이고 모든 회사가 사용할 수 있다는 판결을 했다. 롯데는 제품 포장지, 색깔, 디자인까지 기존 제품과 유사해 소비자를 혼동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꾸준히 받고 있다.
롯데제과의 크레용 신짱도 표절 제품 논란으로 질타를 받았다. 크라운제과는 주력제품인 못 말리는 신짱의 상표권을 롯데제과가 크레용 신짱으로 이름만 바꿔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법원은 크라운제과 쪽의 손을 들어줬는데, 롯데제과는 크레용 신짱을 크레용 울트라짱으로 이름만 바꿔 제품을 출시했다. 이외에도 롯데제과는 수많은 상품 관련 표절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식품업계 일각에서는 낮은 연구·개발(R&D) 비용이 타사 제품 베끼기 관행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제과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용 비중은 0.63%로 1% 미만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롯데제과의 연구개발 비용은 67억4000만원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