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3사가 글로벌 자동차사와 함께 해외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며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LG엔솔은 GM, 스텔란티스, 혼다, 현대차 등과, SK온은 포드,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각각 손잡으며 협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GM·스텔란티스·혼다·현대차 등 네 곳과 합작공장 짓는 중


지난 29일 LG에너지솔루션 CEO 권영수 부회장, 혼다 CEO 미베 토시히로가 합작법인 설립 체결식을 갖고 있다.(사진=LG에너지솔루션)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9일 LG에너지솔루션 본사인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서 LG에너지솔루션 CEO 권영수 부회장, 혼다 CEO 미베 토시히로(Toshihiro Mibe)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체결식을 가졌다. 총 5조1000억원을 투자해 미국에 4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공장부지는 현재 검토 중으로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5년 말부터 파우치 배터리셀 및 모듈을 양산할 계획이다. 생산된 배터리는 혼다의 전기차 모델에 탑재된다. 이번 합작법인의 지분율은 LG에너지솔루션 51%, 혼다 49%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한국 배터리 업체와 일본 완성차 업체의 첫 전략적 협력사례로써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도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설립하고 미국 오하이오주 테네시주 미시간주에 3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3대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연간 40GWh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주 등을 후보지로 검토 중이며 올해 2분기 착공해 2024년 1분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자동차사인 현대차와도 인도네시아에 베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해 7월 합작공장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카라왕 산업 단지 내 33만㎡ 부지에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립한다.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은 매년 전기차 15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해 현대차의 동남아시아 전기차 시장 공략 거점 역할을 할 전망이다.


SK온은 포드,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손 잡아


SK온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 거점 확보 계획. (이미지= SK온)
SK온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 거점 확보 계획. (이미지= SK온)

SK온은 포드와 손을 잡았다. SK온은 지난해 포드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를 통해 미국 최대 배터리 합작 공장 설립에 착수했다. 켄터키에 86GWh, 테네시에 43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각각 건설하고 있다. 2025년 가동이 목표다. 

SK온은 올해 3월엔 포드와 손잡고 미국에 이어 터키에도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SK온은 미국 포드, 터키 현지 제조기업 '코치'와 함께 터키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오는 2025년부터 연간 30~45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10월 미국에 연산 23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5월엔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25억달러(약 3조1천625억원) 이상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양사 합작 배터리 공장은 연산 23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오는 2025년 1분기 가동을 시작하고, 향후 몇 년 안에 33GWh 규모로 생산 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스텔란티스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PSA그룹이 합병해 지난해 출범한 완성차 회사로, 산하에는 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지프, 마세라티 등 14개 자동차 브랜드를 두고 있다.

지난 5월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마크 스튜어트 스텔란티스 북미 COO가 합작 체결식을 맺고 있다.(사진=삼성SDI)
지난 5월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마크 스튜어트 스텔란티스 북미 COO가 합작 체결식을 맺고 있다.(사진=삼성SDI)

확실한 캡티브 마켓 확보와 배터리 공급사 입지 공고히...자동차사 배터리 내재화 전략 변수


3사 중 가장 자동차사와 합작공장 설립에 열심인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SK온이 포드,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등 한곳과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과 달리 LG에너지솔루션은 GM, 스텔란티스, 혼다, 현대차 등 네곳과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SK온과 삼성SDI가 LG에너지솔루션처럼 자동차사와 손잡고 합작공장 설립을 늘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배터리업체 입장으로 보면 합작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가 이들 자동차사들에게 판매되는 구조여서 확실한 캡티브 마켓을 가져감을 물론, 동맹 효과로 배터리 공급업체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자동차사들이 장기적으로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을 갖고 있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지적된다. 배터리사들과 합작공장을 운영함으로써 향후 자체적으로 배터리 생산능력을 가지게 되면 배터리사들은 합작으로 인해 오히려 수요처를 잃게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체들이 2차전지 업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궁극적으로는 배터리 내재화를 목표로 하면서 배터리사들과 경쟁관계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며 "배터리 업체들은 자동차사들과 합작공장을 설립하더라도 완성차 업체들이 넘볼 수 없는 확고한 기술력을 보유해야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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