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우리금융, JB금융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우리금융, JB금융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주요 금융지주회사가 상반기 실적을 모두 발표한 가운데 우리, JB금융의 호실적이 눈에 띈다.

대부분 역대 실적을 갈아치웠지만, 특히 두 회사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비은행 계열사로 증권, 보험사가 없는 게 오히려 이득을 봤다는 진단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조7610억원, JB금융은 320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익 성장폭은 1년 전보다 우리금융이 24%, JB금융은 13.6% 증가했다. 경쟁사들이 10% 안팎의 성장한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성과를 이룬 것이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 모두 비은행 계열사로 증권, 보험사가 없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위축된 금융시장 환경 탓에 증권, 보험회사는 지난해 보다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

저금리 시기였던 2년 전에는 금융지주의 수익 다변화를 위해 비은행 계열사가 전략상 중요했다. 은행이 주춤할 때 증권사와 보험사가 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지금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주식시장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채권금리도 껑충 뛰었다. 이에 따라 증권사는 주식 운용 손실을, 보험사는 채권평가손실 등 이중고를 겪은 셈이다.

연초부터 영업전략 변화를 꾀한 것도 승부수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올해 중기대출에 영업력을 집중했다.

그 결과 가계대출 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7.1% 줄었지만 중기대출은 5.8% 증가했다. 특히 법인영업 중심의 대출 증대로 안정적 수익기반을 확보했다.

JB금융은 중신용자 중심의 대출영업으로 금리인상기 이득을 봤다. JB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중신용자 대출 문턱을 대폭 낮추면서 이자이익을 늘릴 수 있었다.

실제 전북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9.07%, 광주은행은 6.49%로 경쟁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반기에도 실적 순항을 이어갈 지는 미지수다. 결국 위기 상황일수록 리스크관리 능력이 중요하단 지적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2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은 11.03%로 전 분기보다 0.23% 하락했다. 원인은 양호한 순익과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위험가중가산(RWA)이 5.0%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하나증권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최근 위험가중자산 증가율은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상반기에만 9.8% 증가한 것도 부담”이라며 “자본비율의 절대적인 수준도 경쟁은행보다 현저히 낮고 향후 비은행을 계속 추가 확대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RWA와 자본비율 관리 노력을 더욱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JB금융은 높아진 연체율이 걱정이다. 전북은행의 가계부문 연체율은 0.86%에 달한다. 5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0.18%인 점을 감안하면 약 6배 이상 높다.

특히 전북은행의 원화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75.1%에 달해 금리 인상으로 이자를 못 갚는 고객이 더욱 늘어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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