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급 후 실사용이 없는 휴면카드 수가 1000만장을 넘겼다. 카드사는 신규고객보다 휴면카드 고객을 잡는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8개 전업카드사의 휴면카드 수는 1037만1000장이다.

지난해 4분기 8개 카드사의 휴면카드 수는 960만7000장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만에 73만 장이 늘어난 셈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휴면카드가 가장 많은 곳은 롯데카드로 174만3000장의 휴면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6.3% 늘어난 수치다. 증가율로 따지면 롯데카드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KB국민카드가 165만4000장으로 뒤를 이었고 현대카드와 신한카드는 각각 129만7000장, 149만장으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증가율은 KB국민카드가 11.1%로 나타났다. 현대카드와 신한카드의 휴면카드 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3%, 6.7% 증가했다.

삼성카드는 126만4000장, 하나카드는 104만9000장으로 소폭 낮은 수치를 보였다. 증가율은 각각 12.3%, 7.6%로 나타났다.

휴면카드 수가 1000만 장을 넘지 않은 곳은 47만9000장으로 집계된 BC카드가 유일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는 37.6% 늘었다.

우리카드의 휴면카드 수는 2021년 1분기 81만7000장에서 올해 1분기 119만5000장을 기록했다. 증가폭은 무려 46.3%로 전압 카드사 중 가장 높았다.

지난 2019년 5월 휴면카드 자동 해지 규정이 폐지되면서 휴면카드 수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기존에는 1년 이상 카드 결제 이력이 없는 경우 카드가 자동으로 정지되고 고객이 정지 이후 9개월간 카드를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자동으로 해지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자동해지가 소비자 불편을 초래하고 탈퇴회원 증가가 신규회원 모집을 위한 비용 증가에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해 해당 규정을 폐지했다.

제휴처 한 곳에 집둥된 혜택을 제공하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상품 출시가 많아지면서 고객 한 사람이 발급받는 카드 수가 많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당국의 제재로 카드 1장에 과도한 혜택을 줄 수 없게 되면서 사용처에 특화된 카드를 발급받다 보니 제휴처 이용이 적어지면 카드 사용도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카드 고객을 위한 이벤트성 혜택만 받고 카드는 사용하지 않는 ‘체리피커’도 이러한 휴면카드 증가의 주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신규고객을 모집하는 것보다 휴면고객이 카드를 사용하게 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며 “특정 제휴처에 집중된 혜택보다는 고객의 생활패턴에 맞춰 적절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상품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는 각각 ‘iD’, ‘LOCA’, ‘NU’ 등 새로운 브랜드를 통해 고객 맞춤형 혜택을 내세운 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