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 공급망 불안, 인플레이션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기인한 경영환경 악화에도 LG가 흔들림 없이 ‘고객가치 경영’을 펼치고 있다. '모든 정답은 고객에 있다'는 판단 하에 LG 구성원과 계열사들이 고객감동을 실천해,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고 질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를 필두로 주요 계열사들이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신제품과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 LG그룹 전체에 고객가치 경영 확산시켜

LG그룹 전체에 고객가치 경영을 확산시키고 있는 인물은 LG그룹 구광모 회장이다.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 후 줄곧 고객가치를 강조해 왔다.
지난 2019년 신년사를 통해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임을 천명하며 ‘LG만의 고객 가치’를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한두 차례가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 세 가지로 정의, 고객 가치 경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구체화했다.
지난 2020년 고객 가치 실천의 출발점으로 고객 페인 포인트(Pain Point·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고, 2021년에는 초세분화(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를 통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올해는 고객이 한번 경험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든 '가치있는 고객경험'에 집중해 줄 것을 당부하며 ‘고객감동’을 강조했다.
LG그룹은 고객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혁신적인 행보에 초점을 맞추며, 계열사별로 사업 특징에 맞게 자신들만의 ‘고객경험’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실천하고 있다.
LG그룹은 이달 말 구광모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중장기 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LG그룹 주요 계열사와 사업본부의 중장기 전략 방향을 점검하고, 그룹 차원의 미래 준비를 심도있게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전략회의에서도 고객가치 경영이 최대 강조사항이자 화두가 될 전망이다.
LG전자,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반영한 특화제품 속속 출시
LG전자 조주완 사장은 ‘F.U.N’(First, Unique, New, 한 발 앞선, 독특한,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것으로 LG전자만의 고객 경험을 정의했다. LG전자의 고객가치 경영철학은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Life-Style)을 반영한 특화제품으로 이어진다. 이들 제품들은 상품기획 단계에서부터 드러나지 않는 고객의 숨은 니즈(Needs)를 찾아 고객가치를 실천하려는 시도를 폭넓게 진행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첫 예약판매에서부터 완판을 기록한데 이어 지금까지 물량이 풀리는 대로 매진되는 등 인기몰이 중인 무선 프라이빗 스크린 LG ‘스탠바이미’(LG StandbyME)가 대표적인 예다.

이 제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코로나19) 사태의 팬데믹(pandemic, 전염병 대유행)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홈트레이닝, 온라인 수업 등을 위한 영상을 집안 어디서나 자유롭게 옮겨가며 보고 싶어하는 고객 니즈를 찾아 출시했다.
TV의 주요 타겟 고객층뿐 아니라 MZ 세대 고객들의 시청 행태를 파악하고, 그들이 TV 시청에서 어떤 경험을 가치있게 생각하는지 등에 보다 주안점을 두며 상품기획, 디자인, 마케팅, 품질 등 다양한 조직으로 구성된 별동대 형태의 TF를 꾸린 결과물이었다.
LG전자는 스탠바이미의 인기에 지난해 말부터 출시 초기 대비 3배 이상 생산량을 확대했다. 올 초부터는 국내 시장의 인기를 바탕으로 홍콩 등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48인치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 TV도 크기가 작아 출시하지 않았던 제품이었는데 고객 초세분화 작업을 통해 고화질로 게임을 즐기는 수요를 발견해 세상에 나오게 됐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반응속도와 선명한 화질의 게이밍 전용 TV로 돌풍을 일으켜 LG 팬덤화에 기여하고 있다. 초세분화된 고객 니즈를 충족키 위해 올해 세계 최소 OLED TV인 42인치 TV를 출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올해 초 보관·충전, 먼지통 비움까지 한 번에 가능한 신개념 청소기 거치대 ‘올인원타워’를 A9S 오브제컬렉션 신제품에 적용해서 선보였다. 고객의 목소리를 추가로 반영해 기존 모델도 사용이 가능한 ‘올인원타워’를 출시, 무선 청소기의 대명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집에서 식물을 키우고 싶지만 길러본 경험이 없거나 관리하기 어렵다는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 신개념 식물생활가전 ‘LG 틔운’(LG tiiun)도 히트제품으로 떠오름. ‘LG 틔운’의 초기 컨셉은 단순하게 상추 같은 먹거리를 키우는 식용 식물 재배기였지만 고객 관찰과 시장 조사 등을 통해 고객들이 식물 가전에 인테리어적인 기대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허브와 꽃을 키울 수 있도록 제품 개발 방향을 확대했다.
LG유플러스,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도 '고객가치' 최우선 경영
LG유플러스도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황현식 사장은 올해 '고객 일상의 즐거운 변화를 주도하는 디지털 혁신 기업' 비전을 밝히며 'Why Not(왜 안돼?)'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빼어난 서비스를 제공하며 새롭게 성장해 나갈 것을 강조한 바 있다.
Why not 도전정신의 일환으로 인공지능(AI) 음향 기능을 탑재한 'UHD4'를 출시했다. UHD4는 "구형 TV에서도 프리미엄 TV 급 사운드를 제공하는 건 왜 안돼?"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LG전자와 협업한 AI 음향 기능을 국내 최초로 탑재한 제품이다.
LG유플러스는 회사가 직접 아이 엄마들로 구성된 ‘유플맘살롱’이라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아이를 둔 키즈맘 직원들이 운영하며 고객과 공감대를 키웠음.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들을 수집하며 ‘아이들나라’, ‘생생도서관’ 등 컨텐츠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U+아이들나라’ 누적 이용자 수도 5천만명을 돌파했다.
LG화학은 아예 고객 관련 전담 대응 조직을 두고 혁신에 나섰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도 2022년을 고객의 해로 선언하고 고객 관련 전담 대응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B2B고객사까지 맞춤 기술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 중국에 이어 미국, 유럽까지 고객지원센터를 확대하고 있다. 전 세계 지원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15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 국내외 전문인력도 400명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고객 감동 실천 우수 사례를 매달 발굴해 사내 시상하는 등 일하는 방식 혁신까지 앞장서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각종 신제품을 출시하며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차량용 P(플라스틱)-OLED를 개발한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학회·전시인 'SID 2022'에서 단일 패널로는 세계 최대 크기인 차량용 34형 커브드 P-OLED를 선보이며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신제품은 인체공학적 설계를 적용해 최대 800R(반지름이 800㎜인 원의 휜 정도) 곡률로 운전자가 계기판, 내비게이션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주행 편의성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위크 2022' 전시회에서 ‘OLED가 열어갈 새로운 미래’를 테마로 초대형 OLED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화면을 자유롭게 접고 구부릴 수 있는 벤더블·폴더블 OLED, 터치 내장형 대형 OLED 등 신기술을 공개했다.
LG이노텍도 고객가치 경영에 열심이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만의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혁신해 나가자”라며 “LG이노텍만이 줄 수 있는 ‘고객 경험 혁신’에 집중해달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 사장은 “고객 경험 여정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고객 중심적 제품 만들며 사후관리 대응 속도와 정확도를 높여 나갈 것”을 주문했다. LG이노텍은 핵심 사업인 광학솔루션과 반도체 기판소재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인접 영역으로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이노텍에서 기대를 모으는 사업부는 전장 사업 부품이다. G이노텍은 자율주행차와 사물 간 5세대 이동통신(5G) 시스템인 V2X(Vehicle to Everything) 기술을 보유해 광학 기술과 통신 기술을 동시에 보유한 유일한 전장 부품 업체로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러브콜을 받게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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